요양병원에서의 항생제 사용량이 최근 3년간 28%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처방 적정성은 35.2%에 불과했다.
질병관리청은 국내 요양병원 항생제 사용 실태 및 사용 관리 인식도·요구도 연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전국 요양병원의 최근 3년간(2020~2022년) 항생제 사용량과 사용 유형 변화, 20개 요양병원 대상 항생제 처방 적정성, 요양병원 의사들의 항생제 사용 인식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연구 결과, 3년 평균 요양병원 입원환자 46만4057명 중 절반이 넘는 55.8%(25만8997명)가 항생제를 사용하고 있었다. 항생제 사용환자의 85.4%는 65세 이상이다. 1000재원일 당 하루 표준 항생제 소비량을 의미하는 항생제 사용량(DPD)은 2022년 106.6DPD로 2020년 83.2DPD보다 28.1% 증가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항생제는 폐렴이나 복강내감염, 피부연조직 감염 등의 치료에 주로 사용하는 페니실린과 퀴놀론, 3세대 세팔로스포린 등이다. 그중에서도 다제내성균에 의한 폐렴, 골반내 감염 등 치료에 쓰는 카바페넴은 2020년 대비 사용률이 대폭 늘었다.
질병청이 20개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항생제 투여 적절성에 대해 평가한 결과, 감염증 치료 목적으로 처방된 항생제에 대한 처방 적정성은 35.2%였다. 질병청 관계자는 “요양병원 현장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항생제 사용 지침의 부재가 원인으로 파악됐다”고 언급했다.
다수의 의사들은 기존 진료 지침이 요양병원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대한요양병원협회 소속 요양병원 의사 10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80.7%는 기존 진료 지침이 요양병원 현실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85.8%는 노력에 대한 보상, 84.9%는 감염질환 지침서 개발, 74.5%는 항생제 및 감염질환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요양병원의 항생제 처방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다빈도 감염증 진단 및 항생제 처방 지침을 개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