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이틀 연속으로 하이브를 향해 총구를 겨눴다.
26일 방송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게스트로 출연한 민희진 대표는 “우리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여론 심판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진실은 당사자들만 아는 만큼 이런 분쟁은 내부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사람 담근다니” 민희진, 이틀째 억울함 호소
앞서 하이브는 지난 22일 민희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한 정황을 포착해 감사에 돌입했다고 대대적으로 알렸다. 이 때문에 26일 신보 일부를 공개할 예정이던 뉴진스의 활동 여부를 두고 우려 시선이 잇따랐다. 당초 한 차례 공식입장을 내고 전화 인터뷰만 갖던 민희진 대표는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날 방송에서도 민희진 대표는 비슷한 취지로 반박을 이어갔다. 자신이 어도어 지분 18%만 보유한 만큼 80%를 보유한 하이브를 상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며, 애초에 탈취 시도 자체가 없었다는 게 요지다. 하이브를 향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민희진 대표는 “속된 말로 한 사람을 이렇게 담글 수 있구나 싶더라”면서 “프레임을 짜고 재단하는 권력의 힘을 보고 겪었더니 무섭더라”고 했다.
뉴진스와 관련한 언급 역시 있었다. 민희진 대표는 “내게 뉴진스와 뉴진스 부모님을 이야기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더라”면서 “어떻게 안 할 수 있나. 나는 가만히 있어도 ‘뉴진스 맘’으로 불린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뉴진스를 파는 게 아니다. 모든 게 다 엮여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민희진 폭로에 여론도 우호적… 외신서도 관심
민희진 대표의 읍소로 인해 여론은 상당 부분 바뀌었다. 전날 민희진 대표가 2시간가량 진행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뉴진스 데뷔 과정 속 하이브와의 갈등 전말을 밝히고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등을 공개한 게 득이 된 모양새다. 하이브는 해당 회견을 두고 “답변할 가치가 없다”며 선을 그었으나, 온라인상에는 민희진 옹호론이 형성된 상황이다. 해당 자리가 화제로 떠오르자 민희진이 입고 나온 옷과 모자까지 품귀 현상을 빚었다.
외신에서도 이번 사건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 이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고 수익성 높은 음악 산업 중 하나인 K팝에서 벌어진 내분 사례”라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민희진 대표를 소개하는 기사를 내기도 했다.
하이브는 중간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 용산경찰서에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부대표 A씨를 상대로 한 업무상 배임 혐의 고발장을 제출한 상태다. 이외 입장은 아직 없다. 현재 내부에서는 입장 표명을 잠시 멈추고 향후 대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