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토종 에이스이자 차기 ‘국가대표 1선발’로 평가받았던 문동주(21)가 데뷔 후 개인 최다인 9실점으로 무너졌다.
문동주는 28일 오후 2시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홈런 3개를 맞는 등 3.1이닝 10피안타 9실점 2사사구로 부진했다. 문동주의 평균자책점은 종전 6.56에서 8.78(26.2이닝 26자책)까지 치솟았다.
이날 문동주는 1회부터 고전했다. 선두타자 정수빈을 중전 안타로 내보냈다. 이어 허경민도 몸에 맞는 공으로 보낸 뒤 후속타자 김재환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허용했다. 커브 제구가 되지 않으면서 가운데 몰린 점이 화근이었다.
한 번 흔들린 문동주는 이후 안정을 찾지 못했다. 양석환에게도 실투성 커브를 던져 연타석 피홈런을 헌납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강승호와 라모스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고, 박준영에게도 볼넷을 내주면서 1사 만루에 몰렸다. 여기서 조수행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맞고 1실점을 추가했다. 문동주는 1회에만 무려 5실점을 기록했다.
2회와 3회를 무실점으로 마친 문동주는 팀의 득점 지원 덕에 6-5로 앞선 채 4회에 나섰지만, 두산의 맹공에 다시 리드를 상대에게 내줬다. 1사 3루에서 허경민이 좌전 적시타를 때렸다. 이어 양의지의 안타로 만들어진 1사 1,2루에서 김재환이 1회에 이어 또다시 우측 담장을 넘기는 쓰리런 홈런을 작렬했다. 결국 4회를 마치지 못하고 강판된 문동주는 이를 꽉 물며 덕아웃에서 분을 삼켰다. 최종 기록은 3.1이닝 9실점. 개인 최다 실점의 굴욕을 맛본 문동주다.
한화는 타선이 8득점으로 터졌음에도 선발투수 문동주가 무너지면서 두산에 8-17로 대패했다.
문동주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SSG 랜더스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문동주는 4월 들어 5경기 평균자책점 9.97(21.2이닝 24자책)로 심각한 침체에 빠졌다. 지난 4일 롯데 자이언츠전 5이닝 4실점에 이어 10일 두산 경기에 3.1이닝 6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지난 16일 NC 다이노스전에서 5.1이닝 1자책으로 살아나는 듯 보였지만 지난 23일 KT 위즈전 4.2이닝 4자책에 이어 이날 최악의 부진으로 반등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 활약과 대비되는 부진이다. 문동주는 지난해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시속 160km를 넘기며 차세대 에이스로 각광받았다. 활약을 인정받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차출된 문동주는 ‘국가대표 1선발’로 나서 총 10이닝 1실점 호투로 한국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당해 시즌 성적도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로 준수했다.
하지만 문동주는 올 시즌 들어 구속 하락과 함께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문동주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51.6km이었으나 올해는 시속 149.5km에 그치는 중이다. 구위가 떨어지자 상대 타선에 쉽게 공략당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위기에 빠진 문동주가 남은 시즌 극적인 반등을 해내 지난해 비췄던 잠재력을 다시금 선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