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린이보험 시장을 두고 보험사들이 경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출생으로 한 자녀 가구가 늘면서 어린이보험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는 추세입니다.
어린이보험은 0세부터 15세까지 가입 가능한 종합보험으로 2004년 국내 처음 출시됐습니다. 성장하는 아이에게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이나 상해 위험 등을 보장해주는 상품인 것이죠. 어린이들은 성인보다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 보험료가 10~20% 저렴하고 보장 범위가 넓은 점이 특징입니다. 질병에 걸렸을 때 보험료를 내지 않고도 보험을 보장받을 수 있는 납입면제 범위가 넓은 점도 장점입니다.
최근 보장성 상품 중심으로 판매 영역을 넓혀가는 보험사들도 어린이보험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현대해상의 ‘굿앤굿어린이종합Q’는 2004년 첫 출시 이후 20년 동안 약 527만건을 판매한 대표 상품입니다. 지난해에도 약 16만명의 태아가 가입하는 등 신생아 10명 중 7명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이번달엔 무해지 종형에 30세 만기 담보를 신설했고, 30세 만기시 해당 담보를 80·90·100세 보장으로 전환 가능하도록 ‘만기전환제도’를 신설하는 등 보장기간 선택의 폭을 넓혔죠.
삼성화재는 ‘마이 슈퍼스타’를 리뉴얼한 ‘New 마이 슈퍼스타’를 지난해부터 판매하고 있습니다. 태아부터 15세까지 가입 가능하며 보험기간은 80, 90, 100세까지 선택할 수 있는 상품으로 분할지급형 담보를 포함해 담보 선택권을 강화했죠. 베일리 영유아 발달검사 지원비와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치료비 등 자녀에 특화된 신담보 7종도 신설했습니다.
KB손해보험은 오은영 박사를 광고모델로 내세운 ‘KB 금쪽같은 자녀보험’을 판매 중입니다. 기존 자녀보험의 신체건강과 정신건강 보장에 더해 자녀의 건강한 성장까지 케어(Care)하는 점이 특징입니다. 중증질환 산정특례(뇌혈관·심장)보장과 카티(Car-T)항암약물허가치료비를 탑재해 고액의 비급여 및 신의료기술 치료를 대비할 수 있게 했고, 총 11개의 신규 특약도 넣어 보장을 강화했습니다.
어린이보험은 지난해까지 소위 ‘어른이보험’이라고 불렸습니다. 어린이보험 가입 가능 연령이 2018년 30세로 늘어났고, 지난해엔 35세까지 가입 가능한 상품들이 등장한 것이죠. 보장 내역이 성인 보험과 비슷한 어린이보험의 저렴한 보험료에 인기가 높아졌습니다. 보험사들의 어린이보험 신계약 건수와 보험료 수입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부터 가입 연령이 최대 15세를 초과하는 어린이(자녀)보험 상품을 대상으로 ‘어린이’라는 문구를 상품명에 포함되지 못하도록 제동을 걸었습니다. 금감원은 지난해 8월 “어린이 특화상품에 성인이 가입하는 건 불합리한 상품 판매”라며 “자녀나 아이, 베이비 등 소비자가 어린이보험으로 오인할 수 있는 명칭도 금지 대상에 포함했다”고 밝혔습니다.
가입 연령을 제한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어린이보험의 성장세는 멈췄지만, 관심도는 여전히 높습니다. 출산율과 가정당 자녀수가 줄어들며 자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전보다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3일 “최근 집집마다 자녀의 수가 많지 않다 보니, 자녀에 대한 관심이 커져 어린이보험에 대한 니즈와 가입률도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이제 임신을 하고도 어린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출산 필수품으로 여겨질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어린이보험에 가입할 때 알아둬야 할 주의사항도 있습니다. 먼저 어린이보험에 가입할 때 30세 만기부터 100세 만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만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가계 소득이나 자녀의 건강상태, 보험료 등을 고려해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30세 만기는 자녀의 경제적 독립시기까지 보장하며 100세 만기에 비해 보험료가 저렴합니다. 만기 시점(30세)에 새로운 성인보험으로 가입하거나 계약 전환제도로 100세 만기로 전환이 가능하죠. 100세 만기 상품은 해약환급금미지급형(무해지) 종형을 선택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기 시점의 자녀 건강 상태에 따라 신계약 가입이나 계약 전환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 다자녀가정 할인 등 보험료를 할인받는 방법과 서비스들을 자세히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 보험사들은 특정 미션을 달성하면 포인트를 주는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또 어린이보험은 가입 즉시 암이나 2대 질환(뇌·심장) 관련 보장이 가능하므로 15세 이전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태아 때 어린이보험에 가입할 경우엔 가급적 임신 초기에 가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품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임신 22주 이내에 가입 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가입 시 산모와 태아의 건강상태에 대해 정확히 고지해야 나중에 보험사고가 발생해도 온전히 보장받을 수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또 태아 때 어린이보험에 가입해도 교통상해, 배상책임 등 일부 담보는 출생 이후부터 보장이 시작됩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