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40년 만에 30대가 당선됐다. 박지성처럼 선구자 역할을 하고 싶다.”
우재준 국민의힘 대구 북구갑 당선인은 1988년생으로 대구·경북(TK) 최연소 국회의원이 됐다. 우 당선인은 자신이 못하게 되면 청년층의 정치 활동에 지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우 당선인은 9일 서울 동여의도 소재 한 사무실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박지성 선수가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잘했기 때문에 손흥민·이강인 같은 선수가 나왔다”며 “내가 잘하면 청년층에서 괜찮은 사람이 나올 거고 못하면 비판이 뒤따를 것이기 때문에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부동산 분야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건설 부동산 분야 중 전기공사업 분야를 맡아왔고 전반적인 이해도와 지식을 갖췄다.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산업재해 등을 많이 다뤘기 때문에 가고 싶은 상임위원회로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를 꼽았다.
또 우 당선인은 12년 전부터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에 입당해 선거 캠프에서 일하는 등 정치권과 교류를 계속했다. 이번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국민추천제로 등용돼 당선될 수 있었다.
중점적으로 바라보는 사회 문제는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다. 평균 나이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만큼 이에 맞게 다양한 정책 화두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우 당선인은 “인구구조가 바뀌면서 사회 시스템도 전반적 변화가 필요하다”며 “관련 화두를 던지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산업재해 문제만 봐도 노동 현장 고령화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문화와 국방, 보건 등 모든 영역에서 인구구조 변화는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 연금 등 소수 분야에 대해서만 논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우 당선인은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생각을 안 하고 있고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역구와 상임위 활동을 더 열심히 해야 하기 때문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우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TK 최연소 당선인이다. 22대 국회 입성 소감은.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 대구에서 40년 만에 30대 당선인이 나왔다. 기대와 걱정이 많다. 나는 박지성 선수처럼 선구자 역할을 해야 한다. 박지성 선수가 EPL에서 너무나도 잘했기 때문에 손흥민·이강인 선수가 나왔다. 내가 잘하면 청년층에서 계속 괜찮은 사람이 나올 거고 못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뒤따를 것이다.
-국민추천제로 당선됐다. 지역에서 느끼는 민심은.
▷처음엔 전략공천·낙하산 공천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그러나 선거운동 기간 중 지역민들을 많이 만나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설명하니까 마음이 누그러진 거 같다. 이후 한 번 지켜보자는 정도로 민심이 안정됐다고 생각한다.
-희망하는 상임위원회와 내고 싶은 1호 법안은.
▷가고 싶은 상임위원회는 환노위다. 평소 변호사를 하면서 살폈던 부분이 건설 쪽이다. 산업재해 등을 많이 다뤘고 중대재해처벌법도 그 안에 포함되는 부분이다. 어느 정도 이해도가 있는 분야라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또 기존 노동과 환경에 대한 이슈나 패러다임은 86세대가 만들어 놓은 의제가 주도하고 있다. 세상에 상당 부분 기여했지만 그래도 보완이 필요하고 현 세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1호 법안은 지역구 관련 법안으로 도청이전법을 개정하고 싶다. 지역 내 경북도청 부지가 있는데 입법 오류 때문에 도청 부지는 대구시가 소유권을 확보할 수 있지만 도교육청 부지는 할 수 없다. 교육청 부지도 대구시가 확보할 수 있게 만들어 지역 발전에 힘쓰고 싶다.
-당선인이 주요하게 보는 사회 이슈와 해결 방안은.
▷한국의 인구구조 변화를 주목해서 보고 있다. 저출생 역시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지만 지금 인구가 고령화되는 것도 피할 수 없다. 인구구조 변화에 대해 전반적인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 문화와 국방, 보건 등 모든 영역에서 인구구조 변화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모든 분야에서 이를 고려해야 하는데 아직 연금 문제 등 소수 분야에서만 언급되고 있다. 인구구조에서 노인의 개념이 달라졌기 때문에 세밀한 분야의 사회 정책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관련 화두를 던지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안을 말하자면 환노위 산하 산업재해 관련 보상금을 책정할 때 사람이 65세까지 산다고 생각하고 만들어졌다. 이런 공식은 40여년 전 책정된 것으로 이젠 바뀌어야 한다. 세부적인 분야가 나뉘는데 몇 세까지 살고 일하는지 현재 사고가 나서 이런 부분을 못하게 됐으니 보상금을 얼마로 책정해야 할지 같은 내용이다.
-추경호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차기 지도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우선 우리가 왜 졌는지에 대한 분석과 개선을 하는 게 최우선이다. 최근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구조적 문제가 있지 않은지 임기 초에 개선해야 한다. 나중에 가서 하는 게 아닌 지금부터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당 상황이 어렵다. 최고위원 등 전당대회 출마 생각은 없나.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지역구와 상임위 활동을 더 열심히 해야 하기 때문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
-우 당선인에게 정치란.
▷정치란 거창한 게 아니다. 내가 있는 사회를 더 나은 사회로 만드는 게 정치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조금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어두운 곳에 스위치가 있다면 그것을 켜는 정치를 하겠다. 처음 학교에 다니면서 반장을 할 때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었고 변호사로서 위헌 소송을 냈었을 때도 정치라고 생각한다. 단지 위치가 국회의원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