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e스포츠(젠지)가 ‘우승 후보’ 중 한 팀인 LPL 탑e스포츠(TES)를 힘겹게 격파하고 승자조 3라운드에 진출했다. 위기의 순간, ‘캐니언’ 김건부가 니달리를 꺼내 승리 주역이 됐다.
젠지는 11일(한국시간) 오후 4시 중국 청두 파이낸셜 시티 공연 예술 센터에서 열린 ‘2024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브래킷 스테이지’ 승자조 2라운드 LPL 2시드 TES와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로 이겼다. 1~2세트 승리 뒤 3~4세트를 내리 내주며 패색이 짙었으나 5세트에 소중한 승리를 따내며 승자조 3라운드에 진출했다.
젠지는 결승 직행 티켓을 두고 오는 16일 T1-비리비리 게이밍(BLG)전 승자와 일전을 벌인다. ’국제전 악몽‘을 씻을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반면 패자조로 떨어진 TES는 오는 14일 PSG 탈론-G2전 승자와 ‘단두대 매치’를 갖는다.
1세트 젠지가 과감한 3원딜 조합을 꺼냈다. 젠지는 베인-바이-코르키-칼리스타-알리스타로 조합을 구성했다. TES는 크산테-비에고-아칼리-드레이븐-노틸러스를 픽했다.
경기 초반 젠지가 절묘한 라인 스왑 전략을 꺼냈다. 스왑 과정에서 탑을 오히려 미드로 파견해 상대 라이너를 압박했다. 3분까지 ‘기인’ 김기인은 미드 지역에서 ‘쵸비’ 정지훈과 경험치를 나눠 먹었다. 빠르게 2렙을 찍은 김기인은 곧바로 바텀 로밍을 통해 ‘369’ 바이자하오를 잡아냈다. 도우러 온 ‘티안’ 가오톈량마저 처리한 뒤, 텔레포트를 탄 ‘369’를 또다시 제거했다. 젠지가 첫 드래곤마저 획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 스왑으로 탑 라이너 간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성장이 말린 크산테는 탱커 역할을 하기 힘들었다. 반면 잘 성장한 베인은 빠르게 아이템을 뽑으면서 제 역할을 해냈다.
이후 젠지는 살짝 벌어진 상대 틈을 파고들었다. 바론 둥지 근처에서 점멸이 빠진 ‘재키러브’ 위원보를 노려 순식간에 삭제했다. 기세를 탄 젠지는 29분 드래곤을 두고 열린 전투에서 용을 상대에 내줬으나 ‘369’와 ‘메이코’ 톈예를 처리하고 한타 대승을 거뒀다. 이어 수적 우위를 살려 바론을 처치했다. 버프를 두른 채 상대 진영에 침투한 젠지는 적을 섬멸하고 1세트를 선점했다.
2세트 젠지는 레드 진영에서 트위스티드 페이트-리신-아지르-아펠리오스-룰루로 조합을 꾸렸다. TES는 레넥톤-세주아니-아리-루시안-나미를 선택했다.
웅크려 있던 젠지가 15분 드래곤을 두고 기지개를 켰다. ‘캐니언’ 김건부가 1대4 구도임에도 순간적으로 진입했다. 이때 들어간 ‘페이즈’ 김수환이 데스와 동시에 드래곤 둥지 안으로 들어가 용을 처치했다. 젠지는 역으로 ‘티안’을 잡아내면서 킬 교환에 성공했다. 답답했던 TES는 17분께 상대 탑 진영 깊은 곳까지 침투했지만 ‘리헨즈’ 손시우의 날랜 움직임에 이득을 보지 못했다. 젠지는 툭 튀어나온 ‘크렘’ 린젠의 아리를 제거하고 추가 킬을 올렸다.
흐름을 잡은 젠지는 상대를 서서히 눌렀다. 25분 ‘쵸비’ 정지훈의 텔레포트를 통해 바론 시야를 완벽히 장악한 젠지는 바론 버스트로 버프를 획득했다. 당황한 TES는 뒤늦게 진입했지만 정지훈의 ‘슈퍼 토스’에 가로막혔다. 순간적으로 미드 간 3레벨 차가 나는 등 젠지가 순수 체급에서 앞서는 모습이었다. 젠지는 30분께 그대로 상대 진영으로 진격해 ‘재키러브’를 쓰러뜨리고 넥서스를 부쉈다. 젠지는 2세트 내내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TES를 제압했다.
3세트 레드 진영에서 젠지는 ‘탑 라이즈’ 조커 카드를 선보였다. 라이즈-자르반 4세-코르키-칼리스타-노틸러스로 조합을 구성했다. TES는 럼블-마오카이-트리스타나-바루스-알리스타를 골랐다.
1·2세트와 다르게 TES가 기분 좋게 출발했다. 4분께 ‘캐니언’ 김건부의 자르반을 상대 진영에서 잡고 ‘퍼스트 블러드’를 올렸다. 이어 6분 바텀 교전에서 ‘메이코’의 알리스타가 날카로운 ‘분쇄’를 선보였고, ‘재키러브’가 2킬을 작렬했다. 9분 드래곤 전투에서도 젠지는 무리한 한타 개시로 ‘재키러브’에 2킬을 추가로 헌납했다.
계속된 난전 구도에서 TES가 지속적으로 이득을 봤다. 12분 유충을 두고 벌어진 전투에서 TES는 상대 미드·서폿·정글을 제거하며 한타 대승을 거뒀다. 젠지는 ‘쵸비’ 정지훈의 ‘폭탄 배송’으로 변수를 두고자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TES는 21분 드래곤 전투에서 상대 4명을 제압하고 바론 버프를 얻었다. 이후 28분 상대를 모두 섬멸한 TES는 넥서스로 진격해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젠지가 이번 MSI에서 기록한 첫 세트 패였다.
4세트 블루 진영을 택한 젠지는 크산테-바이-아지르-칼리스타-알리스타로 조합을 구성했다. TES는 우르곳-세주아니-코르키-드레이븐-애쉬를 골랐다.
경기 초반 젠지가 ‘재키러브’를 노리기 위해 다소 무리한 다이브를 감행했다. 9분께 바텀 1차 포탑과 2차 포탑 사이에서 ‘캐니언’ 김건부가 ‘재키러브’를 노렸다. 그러나 TES는 침착하게 맞받아치면서 일방적으로 3킬을 기록했다. ‘재키러브’의 상대를 흘리는 움직임이 돋보였다.
14분 TES는 탑·미드·바텀 모든 전장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탑에서는 ‘리헨즈’ 손시우의 알리스타를 애쉬 궁극기로 처치했고, 미드에서는 귀환하던 ‘쵸비’ 정지훈을 ‘재키러브’의 드레이븐이 궁극기로 겨냥해 킬을 올렸다. TES는 18분, 3용과 동시에 상대 2인을 제거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승기를 잡은 TES는 21분 정지훈과 손시우를 연달아 처리하고 바론 버프를 획득했다. 27분 애쉬 궁극기로 정지훈을 잡은 TES는 수적 우위를 앞세워 젠지를 누르고 4세트를 가져왔다.
벼랑 끝에 몰린 젠지는 5세트 블루 진영에서 ‘정글 니달리’를 꺼내 들었다. 크산테-니달리-코르키-칼리스타-애쉬로 조합을 구성했다. TES는 우르곳-세주아니-아칼리-루시안-나미를 골랐다.
젠지는 초반 칼리스타-애쉬, 강한 바텀을 통해 스노우볼을 굴리려고 했다. 하지만 이때 TES 레드 진영에서 니달리가 잡히는 실수가 나왔다. 다만 김건부는 탑 갱킹으로 킬을 올렸고, 6유충까지 얻어내며 나름의 반격을 했다. 이어 13분 바텀 교전에서 김건부는 적절한 타이밍에 합류해 더블킬을 올렸다. 젠지는 특유의 체급을 활용하며 서서히 앞서갔다. 16분께 킬은 3대5로 뒤졌으나 3000골드 차로 앞서갔다.
여기서 젠지가 TES를 성장력으로 눌렀다. 22분 드래곤 한타에서 정지훈이 ‘폭탄 배송’을 상대 진영에 긁었다. 이에 니달리, 애쉬의 포킹이 더해지면서 ‘에이스’를 띄웠다. 이후에도 젠지는 정면 싸움보다는 포킹으로 서서히 상대를 갉아먹었다.
젠지는 30분 정지훈이 잘리며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이때 TES 바론 버스트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김기인이 앞에서 상대 딜을 다 맞고 살았다. 뒤를 돌아 역습에 나선 젠지는 포킹으로 ‘재키러브’와 ‘메이코’를 쓰러뜨리고 ‘에이스’를 또다시 기록했다.
바론 버프를 두른 젠지는 크산테를 앞에 두고 포킹하는 진영으로 TES를 격파했다. '승승패패승'으로 소중한 매치 승리를 따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