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시사 교양 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을 두고 제작진과 사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14일 ‘역사저널 그날’ 제작진은 이른바 낙하산 MC 사태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 김세원 KBS PD협회 회장과 김은곤 KBS PD 협회 부회장, 조애진 언론노조KBS본부 수석부위원장, 기훈석 언론노조KBS본부 시사교양 중앙위원이 현장에 자리한다.
제작진과 KBS PD협회는 낙하산 MC로 인해 프로그램이 폐지 위기에 몰렸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진행자를 배우 한가인으로 확정한 상황에서 사측이 조수빈 아나운서를 새 MC로 내정했고, 제작진이 반발하자 프로그램 폐지를 통보했다는 주장이다.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신동조·김민정·최진영·강민채 PD는 전날 성명서를 내고 “이제원 제작1본부장은 지난 10일 국장을 통해 ‘역사저널 그날’을 기한 없이 보류하고 제작진을 해산시키라고 지시했다”면서 “KBS 출신인 조수빈 아나운서를 낙하산 MC로 꽂으려다 무산되자 프로그램 자체를 없애버린 것”이라고 했다.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조수빈은 KBS 공채 아나운서 출신으로, 현재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과 미디어 특별위원회 위원이자 백선엽장군기념사업회 이사를 맡고 있다.
KBS와 조수빈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조수빈 소속사 측은 “진행자 섭외를 요청받은 사실이 없다”며 “‘낙하산’ 표현으로 편향성과 연결지어 유감”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조수빈 역시 SNS에 “할 말은 많으나 회사 입장으로 갈음한다”고 적었다. KBS는 “폐지가 아닌 잠정 보류일 뿐”이라며 “형식·내용 면에서 이전과 다른 새 프로그램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제작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역사저널 그날’은 지난 2월11일 방송을 끝으로 갑작스럽게 폐지돼 논란을 빚었다. 지난해 11월 박민 사장 취임 이후부터 프로그램 진행자가 교체되거나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등 진통을 겪으며 내부 반발 역시 컸다. 지난 3월에는 4월18일 방송을 목표로 하던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 제작이 무산되기도 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