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MLB) 데뷔 시즌 소회를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18일(한국시간) “이정후가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나 어깨 수술을 권유받았다”면서 “이정후는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올해는 경기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엘라트라체 박사는 류현진(현 한화 이글스)의 어깨 및 팔꿈치 수술을 집도했던 의사다.
앞서 이정후는 지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MLB’ 신시내티 레즈와 홈경기에서 1회초 수비 도중 왼쪽 어깨 부상을 입어 교체됐다. 이정후는 1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홈런성 타구를 막으려다 부상을 당했다. 제이머 칸데라리오의 타구를 잡기 위해 뛰어오른 이정후는 내려오는 과정에서 펜스와 강하게 부딪혔다. 곧바로 쓰러진 이정후는 한동안 왼쪽 어깨를 잡고 통증을 호소했고, 타일러 피츠제럴드와 교체됐다. 트레이너의 부축까지 받은 이정후는 왼팔을 들지 못한 채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수술이 필요하다는 권유를 받은 이정후는 그 결정을 따르기로 하면서 MLB 첫 시즌을 아쉽게 마무리했다.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30억원)에 계약한 이정후의 데뷔 시즌 성적은 37경기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장타율 0.331, 출루율 0.310이 됐다.
구단 발표 후 현지 취재진과 만난 이정후는 “한 번 겪어봤던 부상이다. (박사에게 간 건) 수술 결정을 하러 간 것이다. 좋은 소식을 바라지 않았다”면서 “쉬운 결정은 없다. 박사를 만나 심적으로 인정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됐다. 전문가 소견을 들으면서 현재 상황에 대해 인정했다. 앞으로 내가 해야 할 것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2018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 시절 받았던 왼쪽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은 적 있다. “똑같은 수술”이라던 이정후는 수술 이후 계획에 대해 “아직 수술을 받지 않았다. 수술 날짜가 남았기 때문에 평상시대로 할 것 하겠다. 수술 이후에 얘기를 추가로 나누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생각했던 일은 아니다. 야구하면서 지금처럼 나한테서 실망했던 적이 없다. 이미 일은 벌어졌다. 지난 날을 되돌아 보지 않고 앞으로의 날들을 생각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정후는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런 상황을 최대한 안 만들고 싶었다. 머릿속에도 없었기에 더 힘들다. 좋아하고 사랑하는 야구를 하기 위해서는 견뎌야 하는 시간이다. 한 달 반 동안 경기했던 시간이 인생에서 제일 행복했던 시간이다. 그 기억을 안고 더 열심히 재활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