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한 가수 김호중이 예정된 클래식 공연을 강행하기로 했다. 다만 티켓 환불 수수료는 전액 면제키로 했다.
김호중의 공연 티켓을 독점으로 판매한 멜론은 21일 공식 홈페이지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지사항을 게재했다.
게시글에 따르면, 오는 23~24일 양일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열리는 김호중 콘서트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김호중 & 프리마돈나’ 예매 티켓은 고객센터를 통해 문의할 경우 환불 수수료를 전액 면제한다. 이번 시행 조치에 앞서 예매를 취소한 관객 역시 수수료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직접 예매를 취소할 경우 수수료가 부과돼 고객센터에 문의를 거쳐야 한다.
당초 관람 1~2일 전 예매 티켓을 취소할 경우 수수료는 티켓 금액의 30%였다. 좌석에 따른 취소 수수료는 4만5000원~6만9000원 선이었다. 취소 수수료로만 12억가량이 발생하는 셈이다. 하지만 김호중이 뺑소니 사고를 낸 데다 음주 사실까지 인정하며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이를 의식해 새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연의 개최 여부를 두고도 갑론을박이 이어졌으나, 공연 관계자는 “일정이 촉박해 대체자를 찾기 어렵다”며 김호중의 출연을 강행키로 했다. 다만 주최사로 이름 올렸던 KBS는 논란 이후 주최 명칭 사용 계약을 해지하고 발을 뺐다. 내달 1~2일 경북 김천에서 열리는 단독 공연은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와 공동 주최키로 한 SBS미디어넷이 불참을 결정지은 상태다.
앞으로의 공연이 취소될 경우 피해 금액만 수십억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서울에서 강행키로 한 클래식 공연은 총 2만석이 판매됐다. 단순 추산으로 따지면 푯값으로만 39억원의 판매고를 올린 셈이다.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여는 단독 콘서트(8000석 규모)는 푯값으로 18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린 상태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께 서울 압구정동의 한 2차선 도로에서 중앙선을 침범, 마주 오던 택시와 접촉사고를 내고 도주했다. 이후 자택이 아닌 경기도 한 호텔에서 머무르다 약 17시간이 지난 10일 오후 4시30분쯤 경찰에 출석해 8시간가량 조사받았다.
경찰은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파악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김호중을 비롯해 사건 은폐에 적극 가담한 소속사 매니저와 본부장, 이광득 대표까지 4명을 출국 금지시켰다. 경찰은 조만간 김호중을 불러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