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도인지장애를 조기에 발견해 적극 관리하면 치매를 늦추거나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병원 신경과 하정호(사진) 과장과 함께 경도인지장애의 의심 사례와 진단, 관리 방법을 알아보았다.
Q. 경도인지장애는 어떤 질환인가?
-기억력, 주의력, 언어능력, 시공간능력, 판단력 등 인지기능이 동일 연령대 및 교육수준의 정상인에 비해 저하돼 있으나 일상생활에 지장은 없는 상태를 말한다. 정상적인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Q. 바로 알 수 있는 신호는?
-기억력 감퇴나 주변 상황에 대한 무관심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최근에 있었던 일을 기억 못 해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대화 도중 같은 말을 반복하고 남이 했던 말을 전할 수 없기도 하며 중요한 약속을 잊어버리기도 한다.
Q. 건망증이 심하면 경도인지장애를 의심할 수 있나?
-건망증이 심하더라도 경도인지장애로 진행될 것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일시적이고 가벼운 기억력 저하를 건망증이라고 한다. 노화나 스트레스, 피로 등 다양한 원인으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인지장애는 기억력 외에 판단력, 언어능력, 시공간능력, 추리능력, 계산능력 등 다른 인지기능이 함께 저하 된 상태를 말한다.
Q. 경도인지장애는 모두 치매로 진행되나?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로 진행될 수도 있으며, 그대로 유지되거나 개선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정상인의 경우 매년 1∼2%가 치매로 진행하는데 비해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매년 10∼15%가 치매로 진행한다고 한다. 치매 진행 여부는 경도인지장애의 원인 질환과 그 치료 경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Q. 어떤 검사로 진단하나?
-먼저 환자와 보호자를 인터뷰해 일상생활 능력과 인지장애 유무를 파악한다. 이어 불안, 우울, 강박 등 정신행동증상을 확인하고, 임상척도를 이용해 일상 활동 수행능력 저하 정도를 평가한다. 평가 결과를 종합해 기억력, 주의집중력, 언어능력, 사고력, 시공간인식능력, 전두엽능력 등 인지기능을 심층적으로 검사하고 같은 연령, 학력, 성별의 정상군과 비교해 경도인지장애 여부를 진단한다.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되면 원인 질환을 규명하기 위해 혈액검사, 뇌파검사 및 정밀영상검사 등을 진행한다.
Q. 진단받으면 어떻게 관리하나?
-고혈압, 당뇨 등 뇌혈관질환 위험인자를 적절히 관리해 치매로 진행되지 않게 해야 한다. 일상적인 사회활동 및 금연·절주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독서, 악기연주 등 다양한 취미 생활과 함께 보드게임과 같이 뇌를 자극하는 여가 활동을 권한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인지훈련은 일상에서 쉽게 인지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경도인지장애 단계는 치매를 일으키는 알츠하이머병을 가장 초기에 발견할 수 있으며 알츠하이머병 치료 효과를 가장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으면 치매 진행 여부를 비롯해 건강관리 치료효과 등 객관적 판단을 위해 반드시 매년 인지기능검사를 해야 한다.
Q.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위한 제언은?
-경도인지장애는 치매가 생길 위험이 높다는 경고이다. 평소 경도인지장애에 대해 잘 알아두고 증상이 반복되면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 받고, 원인 질환을 찾아 치료받도록 한다. 특히 치매나 경도인지장애와 관련된 시중의 근거 없는 얘기들에 현혹되지 말고 전문의와 지속적으로 상담하고 치료를 병행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