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라하는 재미…쏟아지는 신작 속 장르 다변화 흐름

골라하는 재미…쏟아지는 신작 속 장르 다변화 흐름

루트슈터‧RTS 등 ‘탈MMORPG’
MMORPG 피로도 ↑‧생소한 장르 접할 기회 多
국내 시장 성장 둔화 속 해외 진출 모색

기사승인 2024-07-04 11:00:07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엔씨소프트

하반기 들어 신작 게임이 쏟아지고 있다.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강세가 오랜 기간 이어지던 국내 시장서 장르 다변화 흐름이 두드러진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중대형 게임사들에서 신작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넥슨은 2일 ‘퍼스트 디센던트’를 선보였다. 루트슈터 장르로 북미‧유럽 등에서는 인지도가 높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비주류 장르 중 하나로 꼽힌다.

크래프톤 자회사 렐루게임즈가 개발한 ‘언커버 더 스모킹 건’도 지난달 출시됐다. AI를 기반으로 만든 인터랙티브 추리 장르다. 출시 한 달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3위에 오른 111퍼센트의 ‘운빨존많겜’도 실시간 타워 전략 디펜스 게임이다.

MMORPG를 주력으로 내세우던 엔씨소프트 역시 장르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달 27일 선보인 ‘배틀크러쉬’는 난투형 대전액션이다. 출시를 앞둔 신작들도 다양성이 눈에 뛴다. 올해 출시 목표인 ‘호연’, ‘택탁: 나이츠오브 더 가즈’는 각각 수집형 RPG와 실시간 전략 게임(Real-time strategy)이다. 핵심 지식재산권(IP)인 ‘리니지’를 기반으로 한 방치형 게임도 준비 중이다.

오픈월드 슈팅 역할수행게임(RPG)인 NHN ‘다키스트 데이즈’와 RTS 장르 카카오게임즈 ‘스톰게이트’ 역시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내 게임 시장은 MMORPG 장르 편중이 두드러져왔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한국시장은 RPG가 모바일 게임 매출 60%를 차지한다. 특히 MMORPG는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RPG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왔다. 무리한 과금 유도와 경쟁 심화로 인해 MMORPG 장르에 대한 이용자 피로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슈퍼캣 펑크랜드(Punkland) 홈페이지 갈무리

서브컬처, 인디 게임 장르들과 이용자가 친숙해진 것도 ‘탈MMORPG’ 요인 중 하나다. 인디게임을 접할 수 있는 플랫폼도 확대됐다. 스마일게이트 스토브인디, 슈퍼캣 펑크랜드(Punkland) 등이다.

게임사가 비주류 장르 성공 가능성을 엿본 것도 다변화 배경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방치형 게임이 인기를 끌었다. 넷마블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출시 2개월 만에 매출 550억원을 달성했다. 앞서 출시한 넥슨 ‘블루 아카이브’,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 등 서브컬처 게임이 흥행하며 이용자 수요 역시 높아졌다.

삼정KPMG도 지난 4월 발표한 ‘2024 게임 산업 10대 트렌드’에서 “비MMORPG 장르 인기가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인기 서브컬처 게임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게임사는 다양한 콘텐츠 장르 및 산업과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며 수익 모델 다변화를 추진”하기도 한다며 산업 영향력 확장 가능성을 짚기도 했다.

국내 게임시장 성장 둔화로 해외시장 진출을 꾀하는 것 역시 장르 다변화 이유다. 국내 게임시장 성장률이 답보상태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특수’를 누리면서 지난 2020년 21.3%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2022년 5.8%로 큰 폭 감소했다. 전체 게임 이용률도 마찬가지다. 2020년 70.5%, 2021년 71.3%, 2022년 74.4%로 70%대를 유지해오다 지난해 62.9%로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MMORPG가 오랜 기간 국내 시장서 큰 비중을 차지해왔다”며 “식상함과 피로도가 늘면서 신선함에 대한 열망도 그만큼 커진 듯하다.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기도 해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한 장르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유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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