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사태 누구 책임?…“국민 48.8% ‘의료계’·47.1% ‘정부’”

의료공백 사태 누구 책임?…“국민 48.8% ‘의료계’·47.1% ‘정부’”

‘2000명 증원’ 과학적 근거 있나?…51.8% ‘부정적’
복지부 장관 증원 결정?…59.9% “사실 아니라고 생각”
63%, ‘점진적 증원’ 동의

기사승인 2024-07-10 15:01:38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의료계가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 관련 대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5개월간 지속되고 있는 의료공백 사태의 책임은 의료계와 정부 양쪽에 비슷하게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정원을 늘리는 방식으로는 ‘점진적 증원’을 지지하는 비율이 과반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설문에 응답한 59.9%는 지난달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대 2000명 증원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주체가 윤석열 대통령이 아닌 본인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사실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24.1%에 그쳤고, ‘잘 모름’은 16%로 나타났다.

청문회 당시 조 장관은 의대 정원 증원의 근거를 묻는 질의에 “정책적인 판단은 복지부 장관 책임 하에 한 것”이라며 증원이 자신의 결정 사항이었음을 강조한 바 있다.

의대 정원 규모를 결정한 ‘과학적 근거’에 대한 공감도를 묻는 항목에선 부정 평가(매우 그렇지 않다 37.3%, 그렇지 않은 편 14.5%)가 51.8%로, 긍정 평가(매우 그렇다 22.5%, 그런 편 19.4%) 42%를 10%p 가까이 앞섰다.

‘집단 휴진 등을 이어온 의료계 책임이 크다’고 본 비율은 48.8%였다. ‘정부 책임이 크다’(47.1%)는 입장과 비교하면 근소한 차이로 높았다. 2월 초 의대 정원 증원이 발표된 이후 다섯 달째 계속되고 있는 의료공백 상황에서 강대강 대치를 이어오고 있는 의정 모두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보는 것으로 해석된다.
 
의대 정원 증원 방식을 묻는 질문에는 ‘점진적인 증원’을 지지하는 답변이 63%로, ‘한 번에 일괄 증원’(28.8%)하자는 비율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전의교협의 법률 대리인 이병철 법무법인 찬종 변호사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의대 입학 정원 2000명 증원 정책을 반대하는 국민이 2배 이상이고, 이 결정은 윤 대통령이 벌인 일이라고 생각하는 비율 역시 2배 이상”이라며 “의료공백 책임은 의료계보다 정부에 있다는 여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100% 자동응답(ARS) 전화 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은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인구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했으며 응답률은 4.4%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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