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연설을 무사히 소화하면서 건재함을 드러내는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여론도 주춤해지면서 남은 대선 일정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앤드루 W. 멜론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나토 출범 75주년 기념식에서 약 13분간 연설했다.
올해 나토 정상회의는 이날부터 11일까지 2박3일간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열린다. 개최국인 미국은 정상회의 첫날 1949년 나토 출범 서명식이 열렸던 장소에서 75주년 기념식을 마련했다.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기념식에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에 이어 연단에 올랐다. 이후 이어진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독일, 네덜란드, 루마니아, 이탈리아가 우크라이나에 전략적 방공 무기체계 5개에 필요한 장비를 기부한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몇 달간 미국과 파트너들이 우크라이나에 전술 방공무기 10여 개를 추가로 지원하고, 미국이 중요한 방공 요격미사일을 수출할 경우 우크라이나가 가장 먼저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바이든 대통령 연설에 실수가 없었던 점을 집중 조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 동맹국을 향해 강력한 연설을 했다”면서도 “실수가 없었고, 쉰 목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프롬프터를 읽으며 한 연설”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대본이 없는 순간을 처리하는 능력은 보여주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백악관은 그가 강하고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연설해 TV토론의 페이지를 넘길 수 있길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한 모습과 함께 대선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는 민주당 내 목소리도 잦아들고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의원들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대선 완주 의지를 분명히 밝힌 데다, 대선을 불과 4개월 앞두고 뚜렷한 대안을 찾기 힘든 현실이 겹친 것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민주당 상·하원의원들은 이날 각각 회의를 갖고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유지 문제를 논의했다. 당 지도부인 피트 아길라(캘리포니아) 코커스 의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 대통령이 지금 우리의 후보이고,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를 이길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면서 “그것이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곳”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론을 주장했던 의원이 입장을 뒤집기도 했다.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 간사는 “바이든 대통령은 어제 자신이 완주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그것은 나의 방향을 결정했다. 우리는 그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