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코리아’ 체코 원전, 확정 2기만 24조…내년 3월 최종 계약

‘팀코리아’ 체코 원전, 확정 2기만 24조…내년 3월 최종 계약

기사승인 2024-07-18 10:33:01
체코의 신규 원전 예정 부지인 두코바니 전경. 대우건설 

한국수력원자력이 주축이 된 ‘팀코리아’가 24조원대로 추산되는 체코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변이 없는 한 한국은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역대 두 번째 원전 수출을 앞두게 됐다.

특히 선진 시장인 유럽에 첫 교두보를 확보해 향후 한국 원전 수출 확대의 중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

외신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지난 17일(현지시간) 각료회의를 열고 한수원을 자국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수원은 최종 계약 체결을 위해 발주사인 체코전력공사(CEZ)의 자회사인 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사(EDUⅡ)와 단독으로 협상할 지위를 확보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획득한 한수원은 발주사와 세부 협상을 거쳐 2025년 3월까지 최종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체코는 두코바니와 테멜린 지역 원전 단지에 각각 2기씩, 총 4기(각 1.2GW 이하)의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해왔다. 현재 체코는 두코바니와 테멜린 원전 단지 두 곳에서 각각 4기, 2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데, 새롭게 4기의 원전을 추가로 짓는 방안을 검토한 것이다.

체코 정부는 이번에 두코바니 2기(5·6호기) 원전 건설 계획을 먼저 확정하고 한수원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체코 정부는 향후 테멜린 지역 2기(3·4호기) 원전을 추가 건설할 경우 한수원에 우선 협상권을 주는 옵션도 제공한 것으로 전해져 사실상 2+α기를 수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업비는 한수원과 체코 측의 추가 협상에서 결정될 예정이지만, 체코 정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우선 확정된 2기 건설 사업비가 4000억 코루나(약 2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수원이 주도하는 팀코리아에는 같은 한국전력 그룹사인 한전기술·한전KPS·한전원자력연료와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 민간 기업이 함께 참여했다.

한수원은 세계적인 원전업체인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전력공사(EDF)와 치열한 경합을 거쳐 선진 시장인 유럽 진출 교두보를 처음으로 확보했다. 지난 2022년 3월 입찰 개시 후 한수원, 웨스팅하우스, EDF 3사가 경쟁에 참여했다. 이후 웨스팅하우스가 탈락해 양자 대결 구도로 압축됐고, 한수원이 다시 유럽 원전 시장을 장악해온 EDF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획득했다.

한수원은 EDF 대비 우수한 가격 경쟁력과 계획 기간 안에 원전을 완공하는 우수한 공기 관리 능력을 압축한 ‘온 타임 워딘 버짓(on time within budget)’ 구호를 앞세워 EDF와 경쟁에서 승리했다.

한수원은 “1970년대 원전 도입 이래로 50년 동안 국내외 36기의 원전을 지속 건설해 오며 축적한 기술로 주어진 예산으로 적기에 원전을 건설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건설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는 적기 원전 건설을 원하는 체코가 한수원을 최적 파트너로 평가한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한수원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최신 한국형 원전인 APR1400을 바탕으로 체코 측 요구에 따라 설비용량을 1.4GW(기가와트)에서 1.0GW로 조정한 APR1000 노형의 원전을 공급할 계획이다.

한편, 올해 체코 원전 최종 수주까지 이어지면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출 후 15년 만에 원전 수주에 성공하게 된다.

현 정부 출범 이후인 2022년 8월 한수원이 이집트 엘다바에 ‘2차 측’으로 구분되는 터빈·발전기 계통 시설을 중심으로 3조원 규모의 원전 관련 사업을 수주한 바 있지만, 여기에는 핵분열을 통해 에너지를 직접 발생시키는 ‘1차 측’인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체코 원전 수주는 유럽 원전 수출 확대의 발판이 될 수 있다. 유럽에서는 무탄소 전원 확대 필요성에 따라 원전 건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독일은 ‘탈원전’을 했지, 프랑스와 핀란드 등 여러 국가가 원전을 주요 전원으로 활용 중이며, 체코, 폴란드, 터키, 영국, 네덜란드 등이 재생에너지와 함께 원전을 주요한 무탄소 전원으로 보고 신규 건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