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상승과 비은행 계열사의 선전으로 KB금융그룹이 2분기 분기 최고 성적을 냈다.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전날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4대 금융지주(KB, 신한, 하나, 우리) 중 첫 타자다. KB금융은 2분기 1조732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조4989억원) 보다 15.6%, 전분기(1조 491억원) 보다는 65.1%가 증가한 실적이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일회성 이익을 제외해도 2분기 순이익은 약 1조6000억원 수준이다. 2분기 일회성 요인은 은행 거액 대손충당금 환입금과 은행 ELS 고객 보상 충당부채 환입금 각각 440억원과 880억원이다. 대손충당금 환입금과 관련해 KB금융 관계자는 “특정 기업의 리스크 요소가 해소되어 대손충당금으로 쌓았던 부분이 환입됐다”고 부연했다.
홍콩 H지수 상승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홍콩H지수는 2분기 말인 지난달 28일 6331.86선을 기록했다. 충당금을 쌓았던 시점인 1분기 말의 5810.79선 보다 9% 가량 상승한 수치다. ELS 투자자 배상을 진행 중인 은행권은 지난 1분기 연간 예상 손실을 가정해 선제적으로 돈을 쌓아뒀다. 회계상 일단 ‘비용’(충당부채) 처리를 하고, 손실이 줄어들면 이를 추후에 다시 환입한다. 이는 당기순이익 증가로 이어진다. 은행권을 통틀어 홍콩H지수 ELS를 가장 많이 판매한 KB금융은 1분기 8420억원을 충당금으로 인식한 바 있다.
KB금융의 2분기 성적표는 시장 예측치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2분기 실적 예상치를 △KB금융 1조4749억 △신한금융 1조3054억원 △하나금융 9631억원 △우리금융 7864억원으로 집계했다.
이로써 KB금융은 신한금융에 내줬던 리딩금융 자리를 1분기 만에 되찾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1분기 리딩금융은 신한금융이었다. 1분기 4대 금융지주 당기순이익은 △신한금융 1조3215억원 △KB금융 1조491억원 △하나금융 1조340억원 △우리금융 8245억원 순이었다.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경우,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 1164억원을 기록했다. 대출평잔 증가에 따른 견조한 이익 흐름과 ELS 손실 관련 충당부채 및 대손충당금 환입 등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2분기 은행 순이자마진(NIM)은 1.84%로 전 분기 대비 3bp 하락했다. 예대 스프레드 축소와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자산수익률 감소 영향이다.
은행의 경우 대출 부문에서 가계, 기업대출 모두 성장세를 나타냈다. 6월 말 기준 은행 원화대출금은 총 352조원으로 전년 말(342조원) 대비 2.9% 올랐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각각 3%, 2.7%씩 성장했다. 가계대출 중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36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말(32조5000억원) 대비 무려 11.4% 늘었다.
비은행 계열사 성장도 눈에 띈다. 2분기 당기순이익 중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기여도는 무려 50%에 육박한다. 1년 전 41%보다 늘었다.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는 KB손해보험이 효자 노릇을 했다. KB손해보험은 2분기 순이익 5720억원으로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그 뒤를 △KB증권 3760억원 △KB국민카드 2560억원 △KB라이프생명 1520억원이 잇따랐다.
KB금융은 상반기 경영실적 발표에 앞서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의, 올해 총 7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에서 추정해온 추가 주주환원 금액을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올해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소각 계획에 대해서는 미온적이다. 김재관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소각은 아직까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내년도에 감안해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