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유언 따른 ‘독립투사 후손’ 허미미, 값진 은메달 [파리올림픽]

할머니 유언 따른 ‘독립투사 후손’ 허미미, 값진 은메달 [파리올림픽]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 5대손 허미미
결승서 ‘라이벌’ 데구치에 반칙패
2016 리우올림픽 이후 8년만 여자 유도 메달

기사승인 2024-07-30 01:06:03
기뻐하는 허미미. 연합뉴스

28년 만에 한국 여자 유도 금메달에 도전한 재일교포 허미미(22)가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세계랭킹 3위 허미미는 30일(한국시간) 오전 0시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 결승에서 일본계 캐나다 선수 크리스티나 데구치에 지도 3개를 받아 반칙패했다. 

독립운동가 허석 의사의 5대손인 허미미는 한국 국적 아버지와 일본 국적 어머니를 둔 재일교포다. 세상을 떠난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한국 국적을 택한 뒤, 한국 여자 유도 간판으로 우뚝 섰다. 지난 5월 세계유도선수권대회 여자 57㎏에서 우승하며 이번 대회 메달 유력 후보로 꼽혔고, 결국 은메달을 차지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 48kg급 정보경의 은메달 이후 8년 만에 나온 여자 유도 메달이다.

2번 시드를 받은 허미미는 32강을 건너뛰고 16강에 나서 넬슨 레비에 반칙승을 거뒀다. 8강이 고비였다. 상대 전적 0승3패로 밀리던 몽골의 르하그바토그 엔흐릴렌을 만났다. 하지만 허미미는 경기 8초를 남긴 시점 안다리걸리를 성공해 절반을 얻어냈고, 극적인 절반승을 따냈다. 결승 길목에서는 2016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하파엘라 실바와 일전을 벌여, 연장 접전 끝에 신승을 거뒀다. 

금메달에 단 한 걸음 남은 허미미는 결승에서 데구치를 상대했다. 데구치는 허미미의 강력한 라이벌이다. 올해 세계선수권 결승에서도 두 선수는 접전을 펼쳤다. 당시 허미미가 연장 끝에 반칙승으로 승리,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결승 무대에 오른 허미미는 업어치기 시도를 통해 흐름을 끌고 왔다. 데구치도 효과적으로 대응했다. 탐색전이 길어지면서 양 선수 모두 지도를 받았다. 이때 허미미가 위장 공격 지적을 받았고, 지도 2개에 몰렸다. 정규 시간 안에 승부를 가리지 못하며 연장으로 향했다.

허미미는 연장 시작하자마자 강력한 업어치기를 시도하면서 상대를 위협했다. 소극적이었던 데구치도 지도를 받으면서 두 선수 모두 지도 2개를 안은 채로 경기에 임했다. 여기서 허미미가 위장 공격 판정으로 지도 3개를 기록, 반칙패로 물러났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김영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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