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가 2분기 실적 증가로 5대 금융지주 중 3위 자리에 안착했다. 대규모 홍콩ELS 환입액과 비은행 계열사 성장 등의 영향을 받아 실적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건전성이 다소 악화하면서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커졌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026억원으로 전년 대비 45.3% 늘었다. KB금융(1조7324억원)과 신한금융(1조4255억원)의 뒤를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2.8% 증가한 1조7538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동기(1조7058억원) 대비 2.8% 늘어난 수치로 이 또한 역대 최대 실적에 해당한다.
영업이익은 1조67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8% 늘었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2조1375억원으로 -1.8% 줄었지만 비이자이익은 6074억원으로 14.9% 증가했다. 일반관리비도 1조1664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늘었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상반기 기준 0.73%로 전년 동기 대비 0.01%p 개선됐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같은 기간 0.8% 감소한 11.57%를 기록했다.
비이자부문은 견인한 것은 비은행계열사들이다. 자회사별 실적을 보면 농협은행은 상반기 순익으로 1조2667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농협생명과 NH투자증권도 각각 12.4%와 15.3% 증가한 1639억원과 422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농협손보는 이 기간 14.7% 줄어든 1205억원의 순익을 거두는데 그쳤다.
대손비용 감소도 실적 개선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경기둔화 등 위험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충당금을 8436억원 쌓았다. 이는 전년 동기(3690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홍콩 ELS 손실 보상 관련 충당금 환입 등을 고려해 충당금 전입액 규모를 3151억원으로 줄였다. 1분기 전입액 2077억원을 제외하면 2분기에는 단 1074억원만을 전입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동기(5504억원)와 비교하면 80.5% 감소한 수치다. 특히 홍콩ELS 손실 보상 충당 부채가 반영된 기타영업외 손실은 여전히 2959억원에 달하지만 대손비용을 줄이며 만회할 수 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산건전성은 소폭 악화했다. 농협금융 상반기 총여신은 332조64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늘었다. 그중에서도 무수익여신과 고정이하분류여신은 1조4905억원과 1조9738억원으로 각각 39.7%, 44.1%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NPL)을 비율로 보면 0.59%로 전년 동기 대비 0.17%p 증가했다.
이에 대해 농협금융은 “하반기에도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해 그동안 유지해온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기조를 유지했다”면서도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함으로써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농업·농촌 지원과 미래를 위한 성장기반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