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격이 파리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그 중심에는 ‘영건’ 3인방이 있다.
세계랭킹 2위 양지인은 3일(한국시간) 오후 4시30분 프랑스 파리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리는 ‘2024 파리올림픽’ 사격 25m 권총 결선에서 37점을 기록한 뒤 슛오프 접전 끝에 승리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한국 사격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따냈다. 역대 최고 성적을 낸 2012 런던올림픽(금3·은2)과 맞먹는 성과다. 당시 진종오가 2관왕을 차지했고, 김장미가 금메달을 땄다.
이번 대회에서 사격 성과가 더 값진 이유는 젊고 유망한 선수들이 주축이라는 점이다. 제일 먼저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10m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오예진은 2005년생, 19세에 불과하다. 사격 선수로는 어린 나이임에도 뛰어난 기량을 뽐내며 시상대 맨 위에 올랐다.
사격 여자 공기소총 10m 1위 반효진은 더 놀랍다. 오예진에 이어 우승을 달성한 반효진은 2007년생 ‘초신성’이다. 16세 10개월 18일에 금메달을 딴 그는 한국 하계 올림픽 역대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올림픽 기록에도 족적을 남겼다. 반효진은 올림픽 사격 역사상 최연소 여자 금메달리스트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최연소 여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는 1996 애틀랜타올림픽 여자 더블트랩에서 17세 13일로 금메달을 목에 건 킴 로드(미국)였다. 오예진은 해당 부문 6위를 기록했다.
이날 금메달을 딴 양지인 역시 2003년생으로, 한국체육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앞으로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셈이다.
사격은 진종오 이후 침체기를 맞았다. 2016년 리우올림픽 진종오의 금메달 이후 2020 도쿄올림픽에는 ‘노골드’ 수모를 겪었다. 더 이상 효자 종목이 아니라는 평가도 잇따랐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세대교체에 완벽히 성공했다. 10대부터 20대 초반 선수들이 한국 사격의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