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과 게임 컬래버레이션(컬래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새로운 이용자 확보는 물론, 글로벌 진출에도 이점이 있어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출시 10주년을 맞이한 컴투스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서머너즈 워)’ 인기가 상승세다. 일본 애니에이션 ‘주술회전’과 성공적인 컬래버 덕분이다. 주술회전 협업 콘텐츠가 업데이트된 날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 주요 10개 지역 애플 앱스토어에서 전체 게임 매출 순위 10위 안에 들었다.
주술회전은 어반 판타지, 배틀물로 만화책이 원작이다. 애니메이션은 지난 2020년 10월 1기가 방영됐다. 지난해 기네스북이 전 세계 가장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 TV쇼로 선정하기도 했다.
서머너즈 워는 이번 컬래버에서 고죠 사토루, 이타도리 유지 등 주술회전 주요 캐릭터를 인게임에 추가했다. 주술회전 콘셉츠에 맞춰 이벤트 본부 ‘주술 고등전문학교’를 생성해 콘텐츠에 새로움을 더하기도 했다.
소환형 역할수행게임(RPG)인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크로니클)’ 역시 ‘신세기 에반게리온’과 컬래버로 관심을 끌었다. 주인공 ‘신지’, ‘아스카’, ‘레이’, ‘마리’를 게임에서 만날 수 있게 됐으며 에반게리온 원작 비주얼과 크로니클 고유 전투 특성이 합쳐져 독특한 재미를 불어넣었다.
게임과 애니메이션 접목이 보다 활발해졌다. 넷마블 ‘세븐나이츠 키우기’와 그라비티 네오싸이언 ‘퍼즐앤드래곤’은 각각 ‘지옥락’, ‘전생했더니 슬라임이었던 건에 대하여’와 합작했다.
애니메이션 팬층이 두텁다는 점이 활발한 컬래버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23 애니메이션 산업백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는 3860억 달러에 달한다. 만화를 접할 수 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증가와 디지털 미디어 소비 확대 등으로 성장가능성이 높은 산업이기도 하다.
서머너즈 워 역시 주술회전 업데이트로 신규 및 복귀 이용자가 업데이트 당일, 전날과 비교했을 때 각각 170%, 180%까지 증가하기도 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신규 이용자가 1420%나 늘어났다.
북미‧유럽 등 새롭게 집중하고 있는 시장에 진출하기에도 용이하다. 이미 큰 규모로 애니메이션 시장이 형성돼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미는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 1위로, 컬래버를 통해 북미 이용자들에게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백철호 홍익대 게임학부 교수는 “각 문화마다 고유의 특성이 있다”며 “게임에서도 현지화가 중요한데, 애니메이션을 접목하면 심리적 거리감을 낮추는 동시에 글로벌한 전략을 세우기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백 교수는 게임과 애니메이션이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게임을 만들 때, 이전에는 기술 지향적이었다면 요즘에는 연출이나 예술 측면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용자가 기술적 발전을 체감하는 데 일정 한계가 있어, 화려한 색채나 동장, 색다른 연출에 집중하는 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백 교수는 “애니메이션 회사들도 게임 엔진 사용이 활발하다”며 “노하우들을 새롭게 익히는 등 서로에게 이득인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