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4대 시중은행의 희망퇴직자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4분의 1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올해 희망퇴직자는 총 1493명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 674명 △신한은행 234명(상반기 기준) △우리은행 362명 △하나은행 223명 씩이다. 지난해 1996명 대비 503명(25.2%) 줄어든 규모다.
희망퇴직 조건이 전년보다 축소된 게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하나은행은 지난 6월14일부터 하반기 준정년 특별퇴직 신청을 받았는데, 특별퇴직금으로 연령에 따라 최대 24~28개월 치 평균 임금을 지급한다고 공지했다. 그 결과 42명이 신청했다. 지난해(42명) 보다 다소 줄어든 규모다.
하나은행은 올해 초 진행한 특별퇴직에서는 최대 31개월치 평균 임금을 지급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초 단행한 희망퇴직에서는 최대 36개월치 평균 임금 조건을 내걸었었는데 점점 축소되고 있는 분위기다.
국민은행은 올해 초 1972년생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는데 퇴직금 산정 기간이 18∼31개월로 1년 전(23∼35개월)보다 감소했다. 이를 반영하듯 희망퇴직 인원 규모가 지난해 713명에서 올해 674명으로 줄었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단행한 희망퇴직에서 1968년생에게 월평균 임금 24개월 치를, 1969년 이후 출생자부터는 31개월 치를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했다. 1년 전(1967년생에게 24개월 치, 1968년 이후 출생자에게는 36개월 치) 보다 역시 조건이 축소됐다.
지난해 은행별 희망퇴직 인원은 △국민은행 713명 △신한은행 619명 △농협은행 372명 △우리은행 349명 △하나은행 339명이었다.
다만 여전히 희망퇴직자 퇴직금 수준은 높은 편이다. 금융 당국의 ‘5대 은행 성과급 등 보수 체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2022년 희망퇴직자 1인당 평균 총 퇴직금은 5억 4000만원이었다. 이는 복지 지원을 포함한 희망퇴직금 3억 6000만원과 법정 기본 퇴직금 1억 8000만원을 합산한 수치다.
법정 기본퇴직금을 제외한 희망퇴직금 1위는 하나은행(4억915만원)이었고, 우리은행(4억265만원), KB국민은행(3억8100만원)·NH농협은행(3억813만원)·신한은행(3억746만원) 순이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고금리 이자장사 비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희망퇴직 조건 축소 경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