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에서 한국의 기준금리가 결정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 문제 등 금융안정 측면에서 한국은행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이달 22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통위는 지난해 1월 0.25%p 인상을 마지막으로 2월부터 올해 7월까지 12회 연속 기준금리를 3.5% 동결했다.
시장에서는 이번에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의 설문 응답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0%는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이는 지난달 동결 전망 응답보다 9%p가 하락한 결과다. 올해 들어 채권시장 전문가 절대다수는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해왔는데 동결 응답 비율 90%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투협은 “9월 미국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 국내 내수 부진 우려가 더해져 8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하락에 대한 예상이 전월 대비 증가했다”면서도 “가계부채 및 부동산 리스크 우려 등으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응답자가 여전히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 지표도 아직 기준금리를 인하하기에는 부적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서울 주택 종합(아파트·연립·단독주택)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76% 상승해 상승폭은 2019년 12월(0.86%) 이후 가장 컸다.
여기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14일까지 4조2342억원 늘어나며 지난달 증가액(7조660억원)을 위협하고 있다. 금통위가 금리를 인하할 경우 주택 가격과 가계대출을 자극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또한 오는 9월로 미뤄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시행과 국토부의 ‘주택공급 확대 방안’ 등 부동산 정책들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이를 본 뒤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이창용 한은 총재는 7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금리 인하의 시점에 대해서 잘못된 시그널로 기대를 크게 해서 주택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그런 정책은 하지 말아야 한다”며 집값을 경계하는 다소 매파적인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이번에 인하 의견이 나온다면 지난해 2월 금리 동결에도 조윤제 위원이 금리 인상을 주장한 이후 1년6개월 만에 첫 소수의견이 나오는 셈이다.
특히 9월에는 미국의 금리 인하가 개시된다는 점과 금통위가 없다는 점에서 8월 소수의견 등장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3.25%의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주장해 왔던 위원 1명이 소수의견으로 등장할 것”이라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진 만큼 내수 부진에 대응해 선제적 인하 필요성을 주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