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36주 낙태’ 의료진 4명 추가 입건…살인방조 혐의

경찰, ‘36주 낙태’ 의료진 4명 추가 입건…살인방조 혐의

기사승인 2024-08-23 13:33:21
지난 6월 ‘총 수술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이 올라와 논란이 되자, 보건복지부의 수사 의뢰를 받아 경찰이 조사 중이다. 유튜브 캡처

경찰이 ‘36주 낙태(임신중단)’ 유튜브 영상 관련 수술에 관여한 의료진 4명을 살인방조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또 수술 병원장에게는 수술실에 CCTV가 없었던 점과 관련해 의료법 위반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23일 서울 마포구 광역수사단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조사 결과, 총 5명의 의료진이 수술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에 알려진 원장(집도의) 외에 마취 전문의 1명, 보조 의료진 3명 등이 살인 방조 혐의로 추가 입건됐다. 마취 전문의는 해당 병원 소속이 아니며, 의료기관의 의뢰를 받아 수술에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앞서 임신 36주차에 낙태 수술을 했다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을 게시한 20대 여성과 이 수술을 집도한 원장을 살인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유튜버는 이미 두 차례 경찰 조사에서 낙태 사실을 인정했다. 경찰은 지난 21~22일 마취의와 보조 의료진 2명을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두 차례 병원 압수수색을 통해 태아의 화장 증명서와 사산 증명서도 확보했다. 실제 화장 시설에서 발급된 것이 맞으며, 사산 증명서도 집도의가 발급해 위조된 것은 아님을 확인했다. 사산 증명서에는 ‘자연 사산’에 따라 인공 임신 중절 수술을 했다고 표기돼 있었다.

다만 경찰은 위조된 문서라는 뜻이 권한이 없는 인물이나 기관에서 서류를 작성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로, 실제 사산 여부 등에 대한 사실관계는 수사를 통해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유튜버의 수술 날짜는 지난 6월25일이지만, 화장 증명서가 발급된 것은 7월13일로 차이가 있는 이유도 확인할 계획이다. 이 기간 태아의 시신은 병원 내부에 보관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경찰은 유튜버가 수술 전 진료를 받은 지방 소재 병원 2곳도 특정해 관련 자료와 의료진 진술을 확보했다.

한편 문제의 영상은 지난 6월 ‘총 수술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36주 태아 낙태 브이로그’라는 타이틀을 달고 퍼져나갔다. 영상에는 20대 여성이 “다낭성 난소 증후군으로 인해 임신 사실을 몰랐다”며 “병원 3곳을 찾아갔지만 모두 불가능하다는 답을 받았다. 무심한 내 태도가 만든 결과에 죽어버리고 싶었다”고 고백하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영상이 논란이 되자 보건복지부는 영상 속 여성과 그를 수술한 의사에게 살인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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