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 혐의로 입건된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가 경찰에 출석했다.
슈가는 23일 오후 7시44분께 서울 용산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정장을 입고 굳은 표정으로 등장한 그는 고개부터 숙였다. “굉장히 죄송하다”고 운을 뗀 슈가는 “많은 분께 큰 실망을 안겨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면서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 오겠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며 거듭 고개 숙였다.
이외의 말은 없었다. 현장에 자리한 취재진이 ‘음주 운전 적발 이후 바로 경찰에 출석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맥주 한 잔만 마셨다고 했는데 사실인가’, ‘술 마시고 전동 스쿠터 타면 안 되는 걸 몰랐냐’는 질문을 던졌으나 답하지 않고 빠르게 경찰서로 들어갔다.
앞서 그가 이날 출석하는 게 알려지면서 이른 시간부터 취재진이 용산경찰서에 운집했다. 점심께 출석한다는 이야기도 돌았으나, 슈가가 대체복무 중인 만큼 퇴근 이후 경찰에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 직원들도 현장에 자리해 그가 경찰서로 들어서는 모습을 지켜봤다.
슈가는 지난 6일 밤 11시15분쯤 서울 한남동 자택 인근에서 술에 잔뜩 취해 전동 스쿠터를 몰다 넘어진 채로 경찰에 발견됐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면허 취소 수준(0.08%)과 가중 처벌 기준(0.2%)을 훨씬 넘는 0.227%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해 슈가를 입건했다.
현재 슈가는 혐의를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맥주 한 잔을 마시고 전동 킥보드를 탔으며 범칙금 처분을 받았다는 최초 입장과 달리 경찰 조사가 진행되지 않은 데다 음주량도 그보다 많은 수치로 추측돼서다. 그가 실제로 몰았던 이동 수단이 전동 킥보드가 아닌 전동 스쿠터인 점도 비판을 더했다. 현행법상 전동 킥보드는 전동 스쿠터보다 처벌 수위가 약하기 때문이다. 슈가가 경찰 조사에서 어떤 해명을 내놓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이외에도 슈가가 사고 이후 17일 만에 경찰에 출석하며 특별 대우를 받은 게 아니냐는 지적 또한 제기됐다. 2주 동안 소환 조사도 진행하지 않은 건 이례적인 경우다. 취재진 역시 통상적인 소환 기간을 고려해 지난 2주 동안 용산경찰서 앞을 지키며 슈가를 기다렸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여러 사정이 있어 수사팀에서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경찰은 이날 조사를 통해 슈가의 음주 운전 경위와 정확한 음주량, 사안을 축소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