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속적으로 오른 채소·과일 가격이 8월까지 이어지자 추석을 앞두고 소비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8월 둘째 주 기준 배추는 포기당 5899원으로 평년 동기(3458원)보다 7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성 저하에 따른 출하량 감소와 개학 후 수요 증가로 인한 상승이라는 분석이다. 여름배추 생산량은 올해 34만톤으로, 평년(37만4000톤)보다 낮았다.
무 가격도 같은 기간 개당 2344원으로, 평년(1265원)보다 85% 높았다. 건고추·깐마늘·양파 등은 수급관리 가이드라인상 ‘안정’ 단계이나 평년보다 조금씩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2023년 7월보다 2.6% 올랐으며 신선식품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 보다 7.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과와 배 등 ‘신선과실’ 인상 폭은 21.3%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며 올해 추석상 가격도 지난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전국 17개 시도 전통시장에서 28개 차례 용품 품목별 가격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 기준 추석 차례상 비용은 28만7100원으로 지난해 추석보다 9.1% 늘었다. 10년 전 추석 차례상 비용이었던 19만 8610원보다 44.6% 높은 수치다.
도라지, 고사리, 곶감, 대추, 밤, 배 등 품목은 지난해 조사와 비교했을 때 20% 이상 가격 상승했다. 특히 중국산 도라지가 1년 전보다 52% 올랐다. 애호박 가격은 1년 전보다 29.5% 내렸다.
이에 대해 한국물가협회 관계자는 “예년보다 이른 추석 시기와 폭염, 태풍 등 기상 변수로 인해 채소와 과일류 가격이 올랐다“며 ”사과와 배 가격은 공급이 증가하며 안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물가가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신선식품 소비도 감소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달 22일부터 일주일 간 온라인으로 소비자 1227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과일 등 신선식품 가격에 대한 인식조사’를 보면 소비자 56.7%는 1년 간 과일 등 신선식품 소비가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소비량이 변화한 이유로는 판매가격 이라는 응답이 47.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신선식품 가격 상승 시 소비를 줄이거나(26.4%), 저렴한 판매처(21.6%) 또는 다른 국내산 과일로 대체(17.7%) 하는 방법 등으로 가격 상승에 대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소비자는 신선식품을 선택 시 판매가격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가격 상승 시 소비축소로 이어지고 있어 국민건강을 위해 신선식품의 일정가격 유지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