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암소, 거세우는 모두 고유한 맛 특성과 우수성을 갖고 있습니다.”
치솟은 한우 생산비에 도매가가 떨어지며 사육농가가 감소하는 가운데, 한우업계가 산업 활성화를 위한 활동에 나섰다.
27일 통계청 ‘2024년 2분기 가축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육우 사육 마릿수는 전체 356만2000마리로 전년 동기 대비 5%인 18만6000마리가 감소했다. 특히 한우는 도매가 하락으로 농가들의 경영난도 심해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고기소용 배합사료 가격은 kg당 578원으로 전년 대비 3.1% 올랐다. 2020년과 비교하면 40% 이상 올랐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우업계는 기존 소비자들이 찾는 거세우 외에 암소의 맛을 알리며 한우 소비를 이끄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도매가가 떨어지고 소비도 줄자, 암소의 판매에 나선 것이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의 한우식당에서 ‘한우자조금 X MEAT(MEET) UP’ 시식회를 개최하고, ‘우(牛)라차차 대한민국! 뚝심 보충, 한우’ 캠페인을 알렸다.
이동활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은 “한우농가에서 소 한 마리를 판매할 때 마리당 약 250만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며 “위기를 타개하는 방법으로 국내에서 암소의 맛을 알리고 외국에는 한우를 수출하는 방식으로 소비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캠페인은 △생산비 폭등 △한우도매가 하락 △한우법 제정 불발 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마주한 한우업계가 한우 정육 및 부산물과 암소고기의 소비 촉진을 통해 한우의 균등한 소비를 도모하고자 기획됐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시식회에서는 거세우와 미경산암소의 블라인드 시식회를 진행했다. 각 한우 고기의 맛 차이와 특징 등을 소개해 한우의 우월성과 가치를 알린다는 취지다.
시식회에서는 한우 명예홍보대사 윤원석 셰프(벽제갈비 장인)가 한우 채끝살 커팅을 시연했다.
윤 셰프는 “미경산한우는 송아지를 한번도 생산한 경험이 없는 한우 암소로, 근육이 부드럽고 육질이 매우 섬세하다”며 “마블링이 뛰어난 거세우가 부드러운 육질과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면 미경산한우는 풍부한 육향과 담백한 맛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블라인드로 시식한 고기 중 참석자들은 대부분 A한우(미경산한우)를 B한우(거세우)보다 맛있다고 판단했다. 미경산한우는 다수 참석자들에게 ‘우리가 아는 소고기 맛’, ‘육즙이 많고 씹을 때 부드러운 식감’ 등의 평가를 받았다.
이 위원장은 “암소는 우리나라에서 번식 위주로 사육됐지만, 현재는 (판매되지 않는)소가 많아져 농가가 살기 위해 미경산한우를 활용해 한우산업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한우 암소, 거세우는 모두 고유한 맛 특성과 우수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개인 선호와 취향에 따라 섭취할 때 한우를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다”며 “한우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기회를 마련해 한우의 균등한 소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우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유통구조를 개선해 한우값을 균일하게 만들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도매가는 떨어지는 데 소비자가가 높은 것은 정육업계에서 가격을 높이기 때문”이라며 “서울·수원 등에서는 추풍령 이남보다 두배가량 높은 가격에 한우가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 부담은 높고 생산자들은 제값을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똑같은 정육 갈비살이 추풍령에서는 9만~11만원대에 판매되는데, 서울에선 24만원에 팔린다”며 “인건비나 장소 사용료를 소비자에게 받으면 안된다. 어디서든 적정 가격에 소고기가 유통돼야 한우 산업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