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과 기쁨은 물론, 아쉬움과 속상함을 나누며 모두가 함께 하는 행사가 열렸다.
3일 서울 양재동에서 ‘2024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이 막을 올렸다. 이번 행사는 넷마블문화재단과 국립특수교육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동주최하고,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다. e페스티벌은 게임을 활용해 장애학생의 자존감과 성취감을 높이고, 정보화 능력 함양과 건강한 여가문화 확립을 위한 목적이다.
‘열정의 e공간, 행복한 e순간’이라는 슬로건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총 16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을 대상으로 진행된 지역예선을 거쳐 선발된 특수학교(급) 학생과 지도교사, 학부모 등이 함께 했다. e스포츠대회 10종목과 정보경진대회 18종목 등 총 28종목의 대회가 치러진다.
행사장 곳곳에서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보드게임이나 VR 직업체험, 드론 레이싱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이 마련돼 있어서다. 참가한 이들은 장애학생을 위한 e스포츠와 정보화 활동이 마련된 데 반가움을 보였다. 최서익(35) 인천 미추홀학교 교사는 “올해가 이년 째인데 아이들이 올 때마다 좋아한다”며 “학교 현장 특성상 다양한 것을 하기 힘들다. 교육과정도 따라야 해 체험이 제한적인데, 평소 할 수 없는 것을 쉽게 해볼 수 있다는 게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함께 온 김모(15)군도 “야구 게임이 기대되고 즐겁고 신난다”고 말했다.
e스포츠대회는 물론, 코딩을 접해볼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김성준(31) 인천 연일학교 교사는 “장애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프로그램은 교사연구회 같은 데서 꾸준히 고민하는 부분”이라며 “학생들이 코딩을 배우고 있기는 하지만, 초등이나 유치 수준 정도다. 좀 더 전문적인 코딩 교육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여러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좋고 아이들이 경험할 수 있는 게 많아 감격스럽다”고 했다.
축하 무대를 꾸미는 비장애 학생들도 들뜬 반응을 보였다. 개회 축하 퍼포먼스 공연을 보인 알케이 치어리딩팀은 “공연할 수 있어 감사하다”, “장애인 분들이 와서 폭넓은 활동들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좋은 거 같다”, “준비를 열심히 했다. 많은 사람들을 위해 축하 무대를 꾸밀 수 있게 돼 기쁘고 뿌듯하다”고 이야기했다.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하기도 했다. e스포츠대회장에서는 한 편에선 “오!”하는 감탄사와 “열심히 했는데”하는 한숨소리가 함께 들렸다. 모두의마블 경기에 참여한 대전자운초등학교 김석우(13)군은 “다 이기고 있었는데 아이템을 못 썼다. 실수 때문에 진 게 아쉽다”고 털어놨다. 긴장하며 경기를 준비하고 있기도 했다. 충북 청주혜화학교 김재연(18)군은 “선생님이랑 같이 준비했는데 긴장된다”며 “연습한 거를 잘 보여 1등 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꿈이 자라나는 순간이기도 하다. 로블록스를 좋아하는 김시준(13)군은 게임을 만들어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게 목표다. 그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게 좋다. 다른 사람들이 새롭게 코딩을 하는 게 마치 선생님이 된 거 같아 보람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행사는 2003년부터 시작됐다. 넷마블문화재단은 2009년부터 공동주최를 해오고 있다. 4일까지 진행하며, 4일 오전 11시50분에 끝나는 FC온라인을 마지막으로 e스포츠대회는 막을 내린다. 시범 종목을 제외한 각 부문별 우승자에게는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등이 수여될 예정이다.
개회식에 참석한 진창원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장과 이영민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입을 모아 “장애학생들을 위한 새로운 기회이자 가능성이라고 생각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