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친구는 좋겠다. 곰팡이 없는 집에 살아서”
지난해 11월 신축 아파트에 입주한 A씨는 곰팡이와 공존하는 집에 거주하다 입주 9개월 만에 집을 나왔다. 지난 1월 A씨와 같은 라인에 거주 하던 윗집에서 배관 누수 사고로 인해 누수가 발생했다. 부푼 꿈을 안고 입주한 새 집은 그날 이후 악몽이 됐다.
4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 검단신도시에 위치한 신축 아파트에서 누수와 곰팡이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입주자 등에 따르면, 지난 1월14일 해당 아파트 한 동에서는 누수 사고가 발생했다. 일부 특정 세대의 배관 밸브 하자로 총 7개 층에 물이 흘러 넘쳤다. 입주민 A씨의 경우 당시 누수로 벽지가 젖으며 방 2개 벽면과 복도 등에 곰팡이가 피어났다.
곰팡이 피해는 한 차례에 거치지 않았다. 3번의 누수와 보수에도 총 5차례 반복됐다. A씨는 “약 8개월간 누수로 인한 곰팡이 피해가 5차례 발생했다”며 “특히 최근 3개월간 두 자녀는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둘째 아이는 급성후두염을 2번 앓았다. 마지막에는 첫째 아이 등에 두드러기가 심해 집을 둘러보다 곰팡이를 발견했다”고 호소했다. A씨는 사비 100만원을 들여 전문 업체에 검사를 한 결과 집 안에서 독성 곰팡이인 ‘아르페르길루스’와 ‘페니실리움’이 검출됐다고 주장했다.
곰팡이로 인해 A씨와 가족들은 주거지를 잃었다. 그는 “하자 보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석고보드, 단열재를 다 뜯어내 분진이 엄청 날린다”며 “그런 과정을 거쳐 보수를 진행해도 피해가 반복돼 결국 집을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에어비앤비와 친구집, 친정집을 전전하다 장기화될 것 같아 친정집에 머물고 있다”며 “한 달째 아이들이 학교까지 왕복 2시간 거리의 집에서 등하교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는 두 차례에 걸쳐 시공사에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밝혔다. A씨는 “시공사에서는 내용증명을 받은 뒤에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 번 재발된 만큼 재발 방지 약속을 하거나 집안 전체 곰팡이에 대한 조사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공사 K건설은 누수로 인한 곰팡이 하자를 인정하면서 충분한 하자보수와 보상을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시공사 관계자는 “특정 세대의 시공 하자로 상부층 급탕 배관 밸브가 각기 다른 지점에서 3차례 풀려 물이 샜다. 이에 보수를 진행했다”면서 “해당 세대의 경우 이로 인해 발생한 곰팡이가 맞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상 범위에 대해 이견이 있다. 거실 내부에서도 곰팡이가 확인되면 이사 비용과 숙박비용, 방역조치에 나설 것을 제시했지만 합의가 원활하지 않다”며 “합의가 불가할 경우 국토교통부 하자분쟁조정위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