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축제 사고, 보험은?…“인원 적으면 의무 아냐”

반복되는 축제 사고, 보험은?…“인원 적으면 의무 아냐”

기사승인 2024-09-12 06:00:07
사고가 발생한 제천시 청풍호 특설무대. 연합뉴스

#비가 억수같이 오고 있었다. 아이와 함께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찾은 김모씨의 눈앞이 갑자기 흐려졌다. 특수 효과 장치에서 발사된 불꽃이 김 씨 쪽으로 향해 하얀 연기가 솟아올랐다. 김 씨는 어깨에, 김 씨의 자녀는 턱에 화상을 입었다.


충북 제천에서 열린 국제음악영화제에서 관객 17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영화제 측은 가입한 보험으로 치료비 등 피해액을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규모 행사나 축제의 경우 여전히 보험 가입 의무가 없어 관객이나 직원이 보호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취재를 종합하면 국제음악영화제는 NH농협손해보험의 영업배상책임보험 시설소유 및 관리자 특약에 가입했다. 이는 사업장 등 보험계약자가 사용하거나 관리하는 시설에서 업무 수행으로 발생한 손해를 보상하는 상품이다. 구내치료비 추가특약도 들었다. 시설 안에서 부주의로 넘어지는 등 계약자 책임이 없어도 시설 내에서 발생한 제3자의 치료비를 보상하는 내용이다.

이에 영화제 주최 측은 지난 6일 발생한 사고로 관객이 입은 피해를 적극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최일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사무국장은 “치료비나 손상된 옷 등 피해 보신 금액은 전부 보험으로 보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손보 관계자도 “피해로 인해 발생한 비용은 모두 지급 대상이 맞다”며 “손해사정법인이 피해로 인한 직접 비용이라고 판단하면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천 사고 사례처럼 축제 현장에서 각종 사건․사고 피해를 보장하는 보험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주최 측이 들 수 있는 보험으로 영업배상책임보험 이외에도 행사종합보험 등이 있다. 행사 주최 측을 위해 전용으로 만든 상품이다. 디만 직원 상해 보장 여부 등은 상품마다 차이가 있다. 따라서 상품별 차이를 잘 보고 가입해야 한다.

예컨대 KB손해보험 행사종합보험 상품안내를 보면 “현재는 제3자에 대한 손해만 담보한다”며 “직원‧스텝의 경우 타보험으로 커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반면 흥국화재 행사종합보험은 행사 출연진, 진행요원, 계약자의 직원 등이 행사에 참석할 목적으로 행사장소에 도착해 끝내고 떠날 때까지 우연한 사고로 상해를 입는 경우를 보장한다.

사고 피해를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보험 상품이 나와 있지만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행사나 축제도 존재한다. 주최 측이 해당 보험에 가입해야 할 법적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말 시행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1000명 이상의 인원이 모일 것으로 보이는 축제는 관할 자치단체의 심의를 받는다. 그 이하 인원이 모이는 행사에 관해서는 보험 가입 여부 등을 확인할 의무가 없다.

지자체의 관리․감독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광장 등 서울시 장소 사용 신청 규정에는 관련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는 안내가 있다. 그러나 현실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도 신청할 수 있었다. 서울시청 관계자는 “보통 장소 사용 신청을 하면서 보험 가입을 마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보니 추후 가입하겠다고 하고 신청을 받는다”고 말했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박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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