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출시 또는 업데이트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중국 기업이 점령 중인 안방 시장에서 점유율 회복을 위한 반격에 나섰다.
1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은 이달 초 판매량 5만대를 돌파했다. 지난 4월 출시 후 한 달 만에 판매량 1만대를 돌파한 후 차근차근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다.
비스포크 AI 스팀은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 자동세척, 스팀 살균이 가능하다. 국내 최초로 물걸레 스팀 살균 기능이 탑재돼 주목을 받았다. 물걸레를 고온 스팀과 물로 자동세척 한 후 100℃ 스팀살균을 통해 각종 세균을 없앤다. 55℃의 열풍건조로 냄새와 위생 걱정을 덜었다. AI를 통해 더욱 똑똑해졌다. 카메라 센서를 활용, 다양한 사물을 인식하고 회피한다. 휴대전화 케이블도 인식할 수 있다. 마룻바닥과 카펫을 구분해 맞춤으로 청소, 카펫이 젖거나 오염되지 않게 한다. AI를 활용한 가족과의 원격 소통도 가능하다. 사람 인식 기술을 활용해 외출 시 자녀의 귀가를 확인, 음성메시지를 전달하는 ‘우리 아이 마중 기능’도 제공된다. 오는 4분기에는 쓰러진 사람을 감지해 가족에게 알려주는 기능도 선보인다.
강력한 보안도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 최초 UL 솔루션즈의 사물인터넷 보안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를 획득했다.
LG도 지난달 올인원 로봇청소기 ‘LG 로보킹 AI 올인원’을 출시했다. 청소와 주행에서 탁월한 성능을 지녔다. 약 100종의 사물을 인식해 장애물을 피하고 20㎜의 문턱도 넘는 AI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최적의 경로를 찾아내 맵핑하며, 청소 중 카펫을 인지하면 흡입력을 강화하고 물걸레는 들어 올린다. 물걸레 세척 시에는 전용 관리제를 자동으로 분사, 열풍 건조로 말려줘 냄새와 위생에 대한 걱정을 줄였다. 알아서 물을 채우고 비우는 자동 급배수 키트를 선택할 경우 싱크대 아래 수납장 등에 빌트인 타입으로 설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LG전자도 보안에 신경 썼다. 최고 수준의 보안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신제품에 LG 표준 보안개발 프로세스(LG SDL)를 적용했다. 데이터는 암호화 처리돼 외부의 불법적인 유출 등으로부터 철저히 방어한다.
가전 구독으로 이용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하다. 제품을 구독하면 전문가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제품 작동 상태 점검 △자동 급배수 키트 및 급·오수통 스팀 세척 △먼지통 청소 △먼지통 필터 교체 △기본 브러시 교체 △물걸레 교체 △관리제 제공 등 제품을 빈틈없이 관리해준다. 구독기간 내내 무상수리를 받는 것도 장점이다.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은 높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사실상 중국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로보락의 상반기 국내 시장 점유율은 46.5%다. 150만원 이상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점유율은 65.7%에 달한다. 로보락은 지난 2~10일 진행된 G마켓·옥션 ‘한가위 빅세일’에서 총 121억6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먼지 흡입과 물걸레가 모두 되는 올인원 로봇청소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후발주자에 속한다. 늦은 만큼 절치부심해 점유율을 올리겠다는 각오도 있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지난 6일 독일 베를린 IFA 2024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중국 업체 대비 동등 혹은 그 이상의 스펙을 가지고 있다”며 “경쟁사에 밀리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도 “시장을 놓쳐 후발주자가 됐다”면서 “신제품을 공개하는 등 지속적으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품은 중국 제품 대비 보안과 AS에서 큰 강점이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AI 사물 인식과 청소 능력에 있어서도 뒤지지 않는다”며 “최근 전자제품 유튜버 리뷰 등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