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개발을 위해 지난 3월 공동 개발·생산을 선언한 혼다-닛산 동맹에 최근 미쓰비시자동차가 합류함에 따라 일본 완성차 시장에서의 파급력이 기대된다. 3사의 동맹은 미래차 트렌드 대응 비용 절감 및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글로벌 경쟁력 구도에는 큰 파급력을 가질지 미지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24일 한국자동차연구원(한자연)은 ‘日완성차 업계의 협력관계 변화 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3사의 연합이 성립되면 큰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연합 형성을 통해 미래차 부문의 명확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글로벌 경쟁 구도 변화를 유발할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과거 혼다‧닛산‧미쓰비시를 비롯한 일본계 완성차 업체는 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 확장 전략을 전개하여 성과를 냈으나 최근 수년간은 미래차 트렌드 대응이 늦어지며 위상이 약화했다. 특히 중국 완성차 업체 역량이 강화된 것과 코로나19 이후 중국 시장이 NEV(BEV, PHEV, FCEV)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과정을 따라가지 못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이로 인해 일본의 완성차 점유율은 지난 2020년 정점을 형성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업체별로는 닛산-미쓰비시가 지난 2020년부터 점유율이 하락했으며, 혼다는 2021년부터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각 사는 판매 부진에 따라 중국 내 생산을 축소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혼다는 그동안 자국 업체와의 관계에서 자체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기조가 우세했지만, 협력을 강화하는 노선으로 선회했다. 이는 혼다의 판매량 중 3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상실한 것에 따른 위기감과 미래차 전환에 성공하기 위한 임계 규모의 투자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 등이 변화의 배경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자연 이호 산업분석실 책임연구원은 “그동안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장기적으로 연합을 구성해왔음에도 괄목할 성과가 부족했고 미쓰비시가 연합에 참여하면서 어떠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도 존재한다”며 “향후 협력 내용의 구체화 과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일본 완성차 시장은 3강(도요타, 혼다, 닛산), 4약(비쓰비시, 스즈키, 스바루, 마즈다)이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번 3사 간 연합을 통해 도요타 연합과의 격차를 좁히고 일본 국내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SDV 등의 트렌드 대응을 위한 비용을 절감하고 미래차 사업 전략 목표를 기간 내에 달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각 사가 HW, SW 등을 공유하면서 제품 차별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은 과제”라고 부연했다.
협력 내용 중 하나인 공통 OS 개발과 관련해서는 “차량용 OS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응용프로그램 개발자의 참여가 필수적인데, 3사의 OS는 차량에만 적용돼 시장성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