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를 정면 반박했다.
축구협회는 2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문체부 감사 결과 대부분을 부인했다. 협회는 “문체부 감사는 ‘협회장이 부당한 개입을 했다’, ‘협회가 전력강화위원회를 무력화, 형해화 시켰다’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협회장 직무 범위와 전력강화위원회 역할에 대한 심각한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대한축구협회 정관과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은 감독 선임 관련 절차에 대해 여러 상황에 대한 상세 규정과 세칙이 마련돼있지 않다. 명문화돼 있지 않은 과정이 진행됐다고 해서 이번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과 결과가 일률적으로 절차를 위반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감독 추천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 감독을 추천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축구협회는 “정해성 위원장은 3명의 최종 후보를 정하고 협회에 추천한 바, 이것으로 전력강화위원회 업무는 종료됐다. 7월이 임박한 시점에서 월드컵 3차 예선 일정을 고려할 때, 위원회를 재구성하는 건 가용 시간이 부족했다”며 “후보들과 화상 면담에 참여했던 이임생 이사가 자연스레 (위원장을 대체할 것으로) 지목됐다. 기술 분야 행정 책임자가 업무를 이어받은 것에 심각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에게 특혜가 주어졌다는 문체부 감사 결과에 대해 “외국인 감독 후보 2인에 이어 마지막으로 진행한 1순위 홍명보 감독과 면담 및 협상의 경우, 기술총괄이사가 자택 근처에서 4~5시간을 기다렸다”며 “외국 감독들을 만날 때도 협회에서 4명이나 되는 인원이 수일간 출장비용과 시간을 들이는 노력 속에 그들의 일정에 맞춰. 그들이 머물고 있는 유럽의 도시로 찾아가 만남을 성사하는 것과 비교할 때 만남의 방식은 다를 수 있다. 따라서 특혜라고 부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먼저 면담을 실시한 2명의 외국 후보들은 현재 맡은 팀이 없는 무직이지만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맡으려면 소속 구단과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결정이 필요했다. 여기서 제안 방식 역시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므로 불공정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전력강화위원회가 무력화됐다는 것도 인정하지 않았다. 축구협회는 “당시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 축하 청와대 오찬, 위원들과의 사전소통, 1차 전력강화위에서 위원장이 이러한 논의 후 전권 위임을 요청하고 위임을 받은 상황 등을 모두 고려한다면, 위원회는 조언과 자문을 하는 기관으로서 이러한 역할을 한 것”이라며 “그 권한이 무력화됐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축구협회는 정몽규 회장이 클린스만 전 감독 면접을 본 점에 대해 “감독 추천을 위한 후보 평가 면접은 뮐러 위원장의 화상 면접이었다. 그 자리에서 1~5순위가 결정됐다. 회장이 두 명의 후보자와 진행한 부분은 후보자 평가에 대한 것이 아니고, 향후 대표팀 운영에 필요한 지원 사항 등을 묻고 청취했다. 협상 과정의 일부”라며 “이것은 회장의 당연한 직무범위 내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련의 과정들이 모두 이사회 선임 절차가 누락된 상태로 진행됐다는 사실에 관해 축구협회는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에 따르면 각급 연령별 대표팀 감독 뿐 아니라 코치 및 트레이너까지 모두 이사회에서 선임할 대상이다. 그동안 협회가 이러한 이사회 심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 사실을 인지한 뒤에는 올해 3월 황선홍, 5월 김도훈 등 임시 감독은 이사회 추후 승인을 받았고, 7월 홍명보 감독은 내정 후 서면결의를 통해 선임 절차를 밟았다”고 했다.
대부분의 감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은 축구협회는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협회 규정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과 협회가 이사회 승인을 충분히 이행하지 않은 부분 등 미비한 점들은 앞으로 보완해서 실무 운영에 반영하도록 하겠다”면서 “또한 문체부가 우려를 표해주신 부분들을 협회는 적극 고려하고 반영하여 추후 관련 규정의 세칙을 신규 제정하거나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