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MLCC 해외 생산거점을 찾아 ‘기회 선점’을 강조했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6일 필리핀 칼람바에 위치한 삼성전기 샌상법인을 방문했다. 삼성전기 경영진과 미래 사업 전략을 논의한 후 MLCC 공장을 직접 살펴본 후 △인공지능(AI) △로봇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를 선점할 것을 당부했다.
최근 이 회장은 수시로 부산과 중국 텐진, 경기 수원 등 삼성전기 사업장을 찾아 사업 현황을 점검하며 고부가 MLCC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핵심 부품이다. 스마트폰과 전기차 등에 사용되며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회로에 들어오는 전류가 일정하지 않으면 전자제품이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고장이 날 수 있어, MLCC가 반도체에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하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기 필리핀 생산법인은 지난 1997년 설립됐다. 지난 2000년부터 IT용 MLCC, 인덕터 등을 생산해 왔으나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고성능 전장용 MLCC 추가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 중이다. 업계에서는 MLCC 시장이 지난해 4조원에서 오는 2028년 9조500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미래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MLCC 분야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에 IT용 MLCC가 1000개 정도 탑재되는 것에 비해 전기차에는 전장용 MLCC가 3000~2만개가 탑재되고, 가격도 3배 이상 높아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속적으로 현지 CSR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22년 필리핀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기업상’을 수상했다. 최고기업상은 필리핀 투자청에 등록된 기업에 수여되는 가장 권위있고 존경받는 상으로, 지난 2012년 제정된 이후 최고기업상을 수상한 기업은 삼성전기를 포함해 5개 기업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