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상철도 전 구간의 지하화를 본격 추진한다. 서울 서남권에서 동북권까지 서울 도심을 잇는 길이 약 68㎞, 면적 122만㎡에 달하는 선로부지는 대규모 녹지공간으로, 면적 171.5만㎡의 역사 부지는 업무·상업·문화시설로 복합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서울시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계획’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시내 지상철도 전체 구간에 대한 지하화 구상안을 공개했다.
현재 서울 시내 철도 지상구간은 6개 노선, 약 71.6㎞로 15개 자치구를 통과하고 있다. 해당 구간들은 소음·진동 등 공해 유발로 인한 삶의 질 저하는 물론 중심지와 생활권 단절, 주변지역 노후화와 지역 균형 발전을 저해하는 도시발전 걸림돌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오 시장은 “서울역과 용산역 등 대규모 역사에서 발생하는 상부 공간 개발이익은 그동안 지상철도로 인해 소외됐던 서남권과 동부권, 비강남 지역에 투자돼 지역 발전에 활용되게 된다”며 “철도지하화에 대한 시민의 염원이 크고 지하화가 될 경우 서울 도시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토교통부와 긴밀하게 협력해 사업지 선정은 물론이고 철도지하화 사업이 차질없이,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시는 철도지하화 사업비를 총 25조6000억원으로 추산했는데 공사비 급등으로 인해 건설업계에선 더 많은 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 예상되는 개발 이익만으로는 부족하지 않은지. 지자체에서 충당할 계획이 있는지.
-공사비 부분은 충분히 보수적으로, 충분한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 잡았다. 개발 이익에 대한 부분들도 어느 정도 밀도로 개발하느냐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질 수는 있다. 계획상으로는 충분하게 국가 재정 내지는 시비 지원 없이도 사업 추진이 가능한 것으로 나왔다. 변동이 생긴다면 그때 국비 또는 시비에 대한 부분을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Q. 시는 (상부공간) 매각을 전제로 개발한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매각 시기는
-철도지하환 사업은 철도시설공단에서 진행한다. 상부공간에 대한 개발 부분은 LH, SH 등에서 참여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개발에 대한 부분은 철도지하화가 된 이후 따라가는 형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Q. 지상철도 전 구간을 선도사업 지역으로 지정한 배경과 국토부에 제출한 전 구간이 선정될 수 있다고 보는지.
- 6개 노선을 고민해 본 결과, 노선이 고구마 줄기처럼 연결돼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전 구간을 같이 하는 것이 사업 타당성, 효율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저희는 경부선, 경원선으로 나눠서 진행을 한 것이다. 선정 가능성이 크다고 희망하고 있고,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Q. 굉장히 장기간 프로젝트로 보인다. 사업 기간은 몇 년 정도로 예상하는지.
-철도지하화 사업은 2026년부터 2027년까지 설계 과정을 거치고 2028년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는 2023년까지 지하화에 대한 부분을 완성하는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상 부분은 2035년부터 약 10년간 개발이 진행된다. 다만 사업기간에 대한 부분들은 구체적인 설계와 조사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 변동될 여지는 있다.
Q. 복합개발 역사부지는 몇만 평 정도로 추산하나
- 개발가능 부지는 경부선 일대 56만㎡, 경원선 일대 47㎡로 총 100만㎡ 정도로 잡았다. 선로 부지 및 기반시설 부지는 경부선 일대 129만㎡, 경원선 일대가 60만㎡로 한 189만㎡ 정도기 때문에 전체적인 비율은 전체 부지(경부선 185.9만㎡·경원선 107.8만㎡)의 약 35% 내외로 보고 있다.
Q. 용도지역을 준주거까지 올릴 수 있다고 했는데 몇 곳 정도인지
- 수십조원의 사업비가 소요되기 때문에 이를 충당하기 위해 용도지역을 변경해 개발하는 것은 당연한 전제이다. 용도지역에 대한 변경 범위로 저희의 큰 원칙은 도심, 광역 중심 지역은 일반상업지역, 노량진과 같은 작은 규모의 역은 인근지역 용도지역을 감안해 최소 준주거지역 또는 상업지역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역마다 사이트에 대한 면적을 추정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은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Q. 지하화 공사가 시작된 이후 임시선로는 어떤 식으로 운영되나
-서빙고역을 예로 들면 경부선 일대에 대한 부분을 한꺼번에 지하화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하화되는 구간은 철도가 지하로 내려가거나 올라오는 구간이 생길 수밖에 없다. 최소한 길이가 1.2㎞ 정도 되는, 유타입 구간을 지나도록 만든다. 도로 같은 경우도 지하터널을 들어갈 때 이런 구간으로 해서 차량이 진출입한다. 이런 구간을 지나도록 만들고 기존 노선 지하화하는 기에는 옆에 철도가 운행될 수 있도록 임시선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구간 같은 경우는 철도 폭에 비해 30~50m 정도의 유휴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일부 구간은 철도부지 옆에 주택이 있어 확보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많지 않다. 이런 제약 요건을 감안해 철도에 대한 지하 진출입 구간 7군데 정도를 기술적으로, 최소한 비용을 들여 공사가 가능하겠다고 판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