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전국 1431개 서울우유 전용목장에서 가져온 원유가 저녁 10시부터 소비자들에게 전달됩니다.”
종이팩이 충전기계에 들어가자 곧바로 파이프를 통해 신선하게 보관된 원유가 충전됐다. 제품으로 탄생한 우유는 추가적인 검수과정과 포장을 거쳐 소비자들을 만나기 위해 출고됐다.
서울우유 양주신공장에는 하루 평균 346만개(200ml 기준)의 우유가 매일 생산되고 있다. 29일 서울우유 관계자는 “양주공장은 하루 최대 1700톤의 원유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며 “우리나라 전체 목장에서 하루 생산되는 양의 30%에 달라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 23일 경기도 양주시 은현면 일대에 위치한 양주공장 프레스투어를 열고 이 같은 일련의 생산과정을 최초로 공개했다. 양주공장은 IT기술을 접목한 선진 수유방식 ‘원웨이 시스템(One-Way System)’을 도입한 ‘아시아 최대 규모’ 유가공공장이다. 이동거리와 시간을 단축한 신선한 품질의 우유를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3000억원을 투자해 7년의 공사 끝에 지난 2022년 양주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기존 용인공장과 양주공장을 통합해 만든 약 25만5498㎡(약 7만7000평) 규모로, 지하 1층과 지상 5층으로 구성됐다.
양주공장은 서울우유의 성장에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1937년 창립 이래 최초로 매출 2조원대를 기록했다. 서울우유의 지난해 매출은 2조1117억원으로, 전년(1조9684억원) 대비 7.3% 증가한 액수다. 특히 투썸플레이스, 스타벅스, 던킨 등 카페·베이커리 등에 고품질 우유를 공급하며 더욱 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에는 양주공장의 생산능력과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한 설비가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취재진이 둘러본 양주공장에서는 서울우유 목장에서 1차 검사에 합격한 원유가 원통형 탱크로리 차량에 실려 공장 수유동에 실려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수유동은 공장에 도착한 원유를 검사하는 시설로, 실려온 원유를 여과기 등에 연결해 2도로 냉각하는 과정을 담당한다.
이지은 서울우유 공장지원팀 차장은 “수유동에서 또 한 번 합격을 거친 원유만 제품으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수유동에서 합격한 원유는 ‘생산동’으로 이동한다. 비로소 공장 내부로 들어가 제품이 되는 과정을 밟는 것이다.
취재진은 생산과정 확인을 위해 신발 커버와 새하얀 가운, 마스크·위생모를 착용했다. 또 손 세척과 먼지흡입, 전신 세척 등 과정을 거쳐 생산동 우유충전실에 입장할 수 있었다.
우유충전실에서는 본격적으로 시중에서 볼 수 있는 우유 제품이 만들어졌다. 차곡차곡 쌓인 200ml 우유 종이팩(카톤)이 기계에 삽입되며 공정이 시작됐다. 카톤에는 프로그램에 입력된 정량의 우유가 담겨 포장된 상태로 나왔다. 나온 제품은 제조일자와 소비기한 인쇄, 금속검출 확인, 정량검사 등을 거쳐 박스에 담겼다. 모든 제품은 외부와 접근을 최소화 한 자동 시스템으로 운영됐다.
이 차장은 “포장된 우유제품은 200ml 우유 650만개를 보관할 수 있는 냉장창고로 이동한다”며 “우리나라 국민 15%가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생산된 우유 제품은 당일 오후 10시부터 출고돼 마트나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이 차장은 “이 공장에서 우유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꼭 사야 할 제품’으로 일본에 잘 알려진 비요뜨도 생산된다”며 “1시간에 2만개를 만들 수 있는 설비가 갖춰져 있다. 이 외에도 연유, 요구르트, 삼각 커피우유 등도 생산된다”고 말했다.
‘배앓이 없는 우유’로 알려진 서울우유의 ‘A2+우유’도 이곳에서 생산된다. A2+우유는 지난 4월 출시돼 지난달까지 5개월간 2200만개가 판매됐다.
A2+우유는 젖소의 유전형질인 ‘A2 베타 카제인’만 남기는 등 여러 공법을 통해 소화 불편감을 낮춘 우유다. 우유에 포함된 다양한 단백질 중 80%를 차지하는 베타 카제인은 A1과 A2 두 가지로 구분된다. A1 베타 카제인은 분해과정에서 일부 사람들에게 소화가 늦는 ‘베타카소모르핀-7(BCM-7)’을 만든다. A2우유는 A2 베타 카제인만 포함해 BCM-7 생성량이 적다.
서울우유는 약 4년 전부터 A2젖소의 정액을 공급해 A2 유전형질 젖소를 늘리고 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모든 생산우유를 A2우유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함창본 서울우유 양주공장장은 “서울우유는 A1 젖소에 A2젖소의 정액을 투입한 최초 1세대의 새끼가 어미소가 됐을 때 다시 A2 젖소 정액을 투입하는 등 약 4년을 거쳐 하루 30톤의 A2우유를 생산하고 있다”며 “현재 서울우유 목장 1431개 중 36개 목장에서는 모두 A2 젖소로 전환을 마쳤다”고 말했다. 이어 “2029년까지 1431개 목장 중 약 90% 이상을 A2 전용목장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존 우유 대비 가격이 비싼 A2+우유가 확장되면 값싼 우유를 원하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좁힌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서울우유에서 생산하는 일반 우유인 ‘나100%’ 우유(1000ml)는 2980원에 판매되는 반면 A2+우유는 서울우유 공식몰 기준 710ml 2개 기준 8000원이다. 개당 4000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보급이 많아지면 시장가격에 맞춰 유통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혜미 서울우유 우유마케팅 차장은 “A2우유는 세계적으로도 일반 우유대비 30%, 많게는 2배까지 가격 차이를 보인다”며 “A1우유 혼입 방지를 위해 전용 목장에서만 지휘를 하기 때문에 A2우유 생산 목장에서만 공급받아야 하는 등 물류비나 추가 검수과정이 있어 원가 부담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영길 서울우유 광고홍보실장은 “현재는 하루 집유량 1806톤 중 30톤만 A2우유다. 전체가 A2로 전환이 되면 유통·검수 단계가 줄어 가격은 낮아질 것”이라며 “얼마라고 확답은 드릴 수 없지만 전환될 때의 시장 가격 수준으로 A2+우유를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