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분이 세븐브로이맥주의 맥주기술을 탈취했다는 의혹으로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았다. 특히 갈등 해결을 위해 적극 적인 노력을 했다는 주장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날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곰표밀맥주를 둘러싼 제조사 ‘세븐브로이’와 상표권자 ‘대한제분’의 영업비밀·아이디어탈취 등의 갈등이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후 공정거래조정원 조정에 들어갔지만 합의되지 않아 결렬된 상태”라며 “대한제분은 적극적인 노력을 했다고 하지만,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말이 이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 의원에 따르면 대한제분은 ‘세븐브로이와 분쟁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을 했으나, 세븐브로이의 불성실한 태도로 조정이 결렬돼 원만한 해결이 어렵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대한제분은 공정거래조정원 조정과정에 ‘세븐브로이의 모든 주장은 인정할수 없으니 기각해달라, 단 1억원을 조정금으로 제시하겠다’는 입장을 냈다”며 “세븐브로이가 곰표맥주로 생산했던 1500여톤의 맥주가 탱크에 남았는데도 대한제분은 세븐브로이가 캔 용도로 담아서 판매하는 것을 금지시켜 시가 50억원에 달하는 맥주를 폐기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인 피해보상을 딱 1억원으로 제시한 것을 보면 대한제분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게 이해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양사는 지난 2020년 협업을 통해 ‘곰표맥주’를 출시했다. 세븐브로이가 만든 밀맥주에 대한제분의 곰표 상표를 더해 나온 해당 상품은 지난해 4월 상표 계약이 끝났다. 이후 대한제분은 세븐브로이를 제외하고 제주맥주와 ‘곰표 맥주 시즌 2’를 출시했다.
하도급법 위반 문제도 지적됐다. 서 의원은 “대한제분은 공동 사업이 아니라 세븐브로이가 하던 수출업을 일방적으로 가져가면서 수출신고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영업비밀을 요구했다”며 “세븐브로이가 여러 차례 거부했음에도 시험성적표, 성분분석표, 제조공정 등 기술자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국감에 참석한 송인석 대한제분 공동대표는 “수출에 필요해 소정의 자료는 받았으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강삼 세븐브로이맥주 대표는 자료를 넘겨준 이유에 대해 “여러 차례 거부했지만, 대한제분에 상표를 빌려 상품을 출시했기 때문에 계약관계나 추후 보복을 우려해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계약 변경 문제도 지적됐다. 서 의원은 “대한제분이 당시 300% 이상 성장하던 세븐브로이의 해외수출업 거래처 노하우를 대가없이 가져갔다”며 “또 대한제분의 수출업을 세븐브로이가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계약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업을 대한제분이 가져가고 세븐브로이가 영업업무를 대리한 시점부터 두 회사는 하도급거래 관계가 성립된다”며 “원사업자인 대한제분은 수급사업자 세븐브로이에 기술자료를 요구할 수 없는데도 기술자료를 요구하고 받았기 때문에 하도급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맥주 제조방법 등 기술탈취 의혹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앞서 세븐브로이는 ‘곰표밀맥주’와 대한제분·제주맥주가 만든 ‘곰표 맥주 시즌2’의 외관과 사용된 과일이 동일한 점, 또 대한제분이 밀맥주에 세종효모를 사용한 점 등을 문제점으로 주장했다. 그러나 대한제분은 세종효모 사용은 일반적이고, 곰표 맥주시즌2는 완전히 다르다고 반박했다.
서 의원은 “독일의 세계적인 브루마스터 플로리안 슐 박사의 검토자료를 보면 밀맥주에 세종효모를 사용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고 전통적이지 않아 특수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는 답을 받았다”며 송 대표의 해명을 요구했다.
송 대표는 “캔의 디자인은 우리(대한제분)가 사용하던 제품"이라면서도 “최선을 다해 원만하게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한제분이 콜라보 맥주를 출시하자고 찾아왔을 당시 협업할 생각 없었지만 1세대 맥주답게 남들이 안 하는 일을 해보자고 협업을 결심했다”며 “대한제분이 맥주캔디자인을 본인들이 했다고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맥주캔디자인은 우리처럼 20여년 경력이 있는 회사가 잘 한다. 우리가 개발한 맥주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대한제분 캐릭터를 지금의 캐릭터로 바꾸자고 대한제분을 설득했고, 홍보대행사와 여러차례 회의를 통해 지금 디자인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