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인가로 지난 5월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구 대구은행)가 부진한 첫 성적표를 내놓았다. DGB금융그룹 전체 실적도 하락세를 보이며 그룹 차원의 전략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iM뱅크는 시중은행 전환 이후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iM뱅크는 누적 당기순이익 3245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수치다. 연체율도 올랐다. iM뱅크의 3분기 기준 연체율은 0.73%로 전년 동기 대비 0.19%포인트(p) 상승했다. 총자산은 75조2832억원으로 5대 시중은행(400~500조원 수준)과의 체급 차도 여전하다.
DGB금융그룹 실적도 부진했다. DGB금융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40.5% 감소한 2526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10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가 줄었다. DGB금융지주는 3대 지방은행지주 가운데 홀로 역성장했다. BNK금융지주가 전년 보다 6.1% 증가한 7051억원, JB금융지주가 14.1% 증가한 5631억원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DGB금융의 주요 비은행 계열사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iM증권은 3분기 누적 116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298억원)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iM라이프는 순이익이 444억원으로 전년 동기(550억원)대비 19.3% 줄었다. iM캐피탈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636억원에서 330억원으로 48.1% 줄었다.
시중은행 전환 첫 걸음부터 걸림돌이었던 내부 통제 문제가 해결 됐는지도 미지수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2024년 8월까지 대구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7건, 금액은 135억원에 달했다. 전체 19개 은행 중 6번째로 상위권이다. 올해도 ICT 기획부에서 사고가 1건 보고됐다. 사고 발생 기간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까지였다.
하지만 심각한 금융사고 적발에도 시중은행 전환 인가가 나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 늘리기’라는 윤석열 대통령 주문에 부응하려 무리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내부 통제 장치가 엉터리인 은행에 대해서 시중은행으로 전환시켜주는 것을 국민들이 납득하겠느냐”고 지적한 바 있다.
현재 iM뱅크에서 진행 중인 차기 은행장 선임 작업에도 관심이 쏠린다. 황병우 DG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3월부터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하고 있다. 은행지주 가운데 유일하다. 행장 임기는 오는 12월 말 만료되는데, 일각에서는 아쉬운 iM뱅크 성적이 황 회장의 겸직 유지에 발목을 잡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