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하이니켈 전구체 제조 기술…“미래 산업경쟁력 제고할 중요 자산”

고려아연 하이니켈 전구체 제조 기술…“미래 산업경쟁력 제고할 중요 자산”

기사승인 2024-11-18 14:31:42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고려아연 

영풍·MBK파트너스와 경영권 분쟁을 펼치고 있는 고려아연이 정부로부터 ‘하이니켈 전구체’ 제조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인정받은 가운데, 해당 기술 및 국가핵심기술 지정 여파에 대해 관심이 모인다.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 기술은 고려아연이 자회사인 켐코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기술이다. 양극재를 만드는 전 단계 물질인 전구체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적절한 비율로 섞은 화합물인데, 여기에 추가로 리튬을 주입하면 양극재가 된다.

하이니켈 전구체는 전구체에서 니켈 비중을 80% 이상으로 높여 에너지 밀도와 출력을 높임으로써 최근 이차전지 업계에서 전기차 고급 배터리로 수요가 커지고 있다.

그간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은 전구체를 비롯한 양극재 소재의 거의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해 왔다. 이에 고려아연은 탈중국 공급망 구축을 토대로 국내에서 하이니켈 전구체 대량 양산을 준비 중이다.

이와 관련해 고려아연은 올 하반기부터 정부가 발주한 ‘2024년도 소재부품 기술개발 사업’ 중 ‘저순도 니켈 산화광 및 배터리용 고순도 니켈 원료 소재 제조 기술개발’ 과제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10개 산학연 기관과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정부가 183억6000만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하고, 기관이 부담하는 투자액까지 포함하면 총 239억8000만원 규모다. 연구 기간은 오는 2028년 12월까지, 54개월이다.

고려아연은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국가기간 기업 보호’ 명분을 강화함으로써 이르면 내달, 늦어도 내년 1월쯤 예정돼 있는 임시주주총회의 표 대결에서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더 모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자회사 켐코와 함께 보유한 전구체 기술이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고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관련 기술이 해외 유출 시 국가 안전보장이나 국민경제의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정부가 공식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결정을 계기로 정부가 향후 고려아연의 인수합병에 직접 관여를 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산업기술보호법은 ‘국내외 시장에서 차지하는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거나 관련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높아 해외로 유출될 경우에 국가의 안전 보장 및 국민 경제의 발전에 중대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규정해 특별 관리한다.

정부는 30나노 이하급 D램 기술, 아몰레드(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을 포함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전기전자, 조선, 원자력 등 분야의 70여 건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관리 중이다. 정부 예산이 투입된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인수·합병 등 방식으로 외국 기업에 매각될 때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또, 정부 예산이 들어가지 않은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의 경우도 정부가 ‘국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인수 금지 또는 원상 회복 등 조치를 명령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 관계자는 “글로벌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국가핵심기술은 미래의 산업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라며 “보호가 필요한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등을 적극 지원하고, 국가핵심기술에 따른 수출에 대해서는 신속한 절차 진행 등을 통해 부담을 완화해 실효성 높은 기술보호제도를 운영해 가겠다”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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