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한밤중 비상계엄령 사태에 재계에서도 후폭풍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SK, LG 등 주요 기업들은 경영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시장동향을 점검하고, 해외 고객사와 긴밀히 대응·소통하는 상황이다.
긴급회의에 나선 곳도 있다. SK는 이날 오전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관으로 주요 경영진이 참석하는 대책회의를 소집했다. HD현대도 같은 날 오전 7시30분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경제상황을 집중 점검, 대응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다만 계엄령 해제 등에 따라 기업 출근 등은 모두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주가와 환율 등은 출렁였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후 급등해 1442원까지 올랐으나 계엄 해제 등으로 1410원대로 다소 내려갔다. 다만 이는 올해 최고치이자 지난 2022년 11월4일 이후 최고치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18.8원으로 급등해 개장했으며, 거래일 종가인 1402.9원보다 15.9원 올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무기한 총파업에 따른 파장도 우려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부터 윤석열 정권 퇴진 시까지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다. 산별노조별로 별도의 회의를 거쳐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도 “저항의 최전선에 서겠다”며 “각급 단위 비상 회의를 소집하고 조직적 지침을 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재계 관련 현안도 ‘올스톱’ 모드에 들어갔다. 재계는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상법 개정 관련 토론회를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로 인해 토론회가 취소됐다.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다. 기업의 경영 환경에 미칠 영향이 큰 만큼 많은 대화와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익명을 요구한 기업 관계자는 “현재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특이사항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며 “기업에서도 현안 파악에 집중하며 조심스럽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저녁 심야 긴급 담화를 통해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겠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지난 1979년 이후 45년 만이다. 그러나 4일 자정을 넘겨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재석 190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에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해제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