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출 수수료를 둘러싼 홈쇼핑사와 케이블TV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방송 중단 사태가 결국 현실화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이날 자정을 기점으로 케이블TV 3사(딜라이브·아름방송·CCS충북방송)에 대한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수수료 갈등에 따른 송출 중단 예고는 있었지만 실제 중단으로까지 이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CJ온스타일 측은 “케이블TV 가입자 수와 매출이 지속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3곳 모두 합리적인 송출수수료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취약한 8VSB 가입자 비중이 높은 사업자들로서 수수료 대비 매출 개선이 앞으로도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송출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케이블TV협회는 “유료방송 생태계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국민의 기본 시청권마저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영업권을 심각하게 위협한 것이자 유료방송 생태계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국민의 기본 시청권마저 침해했다"며 "CJ온스타일의 무책임한 태도는 케이블TV가 지난 30년간 홈쇼핑 산업의 성장을 지원하며 유지해 온 상호 의존적 구조를 근본적으로 흔든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케이블TV 협회는 가입자 감소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CJ온스타일이 요구하는 인하율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기존 계약 방식과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을 무시하고 근거 없이 송출수수료 인하를 강요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케이블TV 가입자는 전년 대비 5% 미만으로 감소했는데도 CJ 온스타일은 송출수수료를 60% 이상 인하를 요구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송출을 중단했다는 설명이다.
또 홈쇼핑사가 특정 가입자군을 대상으로 한 차별적 조치를 통해 수익성만 우선시하며 기본적 시청권 보장의 원칙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아날로그 방송 종료 후 국민 기본 시청권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8VSB(8레벨 잔류 측파대) 서비스 가입자를 가입자 산정에서 제외할 것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이는 8VSB의 주된 가입자인 중장년층과 방송 시청 의존도가 높은 취약 계층에게 불이익을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케이블TV 관계자는 “홈쇼핑사에 취급고 매출과 구역별 상품 판매 데이터를 포함한 방송 기여분에 대한 명확한 자료를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홈쇼핑사는 이를 투명하게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방송을 통해 우회 결제를 유도하거나 모바일·인터넷을 통한 기타 매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수익을 확대하면서 구체적인 데이터 역시 공개하지 않으며 송출수수료 대폭 감액만 일방적으로 요구해 협상의 공정성을 크게 훼손했다“고 밝혔다.
협회 측 주장과 관련해 CJ온스타일은 무리하게 송출수수료 인하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CJ온스타일 측은 “케이블TV사의 최근 5년 평균 취급고와 가입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3개사의 감소 폭이 특히 컸다”면서 “가이드라인에 의거한 합당한 송출수수료를 요청했으나 감소세가 고려되지 않은 금액을 제시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해 개정된 가이드라인에서 송출수수료 산정 시 비주거용 법인 이용자 수는 제외된 만큼, 이에 해당하는 송출수수료를 제외 또는 재산정 요청했으나 3개사는 합리적 근거 없이 이를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또 “디지털 취약 세대를 상대로 한 송출 중단이라는 케이블TV협회의 주장은 과도한 비약”이라며 “8VSB 가입자 상당수는 비주거용 법인 이용자로 디지털 취약 세대라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CJ온스타일과 케이블TV 업계는 향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대가검증협의체에서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