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태’로 내년도 예산안 안개속…심사 위한 밀실 ‘소소위’는 뭘까 [쿡룰]

‘계엄 사태’로 내년도 예산안 안개속…심사 위한 밀실 ‘소소위’는 뭘까 [쿡룰]

소소위, 예결특위서 해결 못한 쟁점 예산 빠른 협상 위해 가동
비공식 협의체로 법적 근거 없어…여야 지도부·간사 등 참여
비공개·기록도 남지 않아 ‘깜깜이 예산’ 비판도
‘계엄 사태’로 내년도 예산안 안개속…최장 지각 위기

기사승인 2024-12-06 06:00:08
매일 전해지는 정치권 소식을 보고 듣다 보면 ‘이건 왜 이렇지’ ‘무슨 법에 명시돼 있지’ 등등 많은 궁금증이 생깁니다. 정치와 관련된 소소한 이야기부터 이해하기 어려운 법조문까지. 쿠키뉴스가 쉽게 풀어 설명해 드립니다. 일명 ‘쿡룰(Kuk Rule)’

지난 6월 29일 서울 여의도 상공에서 본 국회. 사진=박효상 기자
올해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오는 10일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당초 민주당이 지난달 29일 예결위에서 헌정 사상 초유의 ‘예산 감액안’을 단독 처리했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10일까지 여야 합의안을 만들어오라고 주문하면섭니다.

이에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 재논의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내년도 예산안 증액과 감액을 두고 치열한 ‘소소위’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매년 어김없이 등장하는 이 소소위는 뭘까요. 

소소위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원회에서 해결하지 못한 쟁점 예산에 대해 빠른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구성되는 비공식 협의체입니다. 참여인원은 예결위원장과 여야 간사, 기획재정부 간부와 국회 예결위 관계자 등입니다. 구성원이 10명이 넘는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보다 더 작은 위원회라는 의미에서 소소위(小小委)라고 불립니다.

소소위는 비공식 협의체인 만큼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소소위가 처음 도입된 것은 2008년 말입니다. 당시 여야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두고 대립하고 있었는데, 한나라당이 먼저 소소위 가동을 제안하며 만들어졌습니다. 이후 관행처럼 운영되며 매년 예산안 심의에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소소위는 주로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이 임박했을 때 가동됩니다. 국회법에 따르면 예결특위는 11월30일까지 예산안 심사를 마쳐야 하지만, 매년 예결소위가 정쟁에 밀려 11월 중순이 넘어서야 열리곤 하기 때문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소소위를 여야가 증액과 감액을 맞교환하는 협상 창구로 여기기도 합니다. 소소위는 밀실에서 비공개로 진행되는 데다 회의록이나 속기록도 남지 않아 ‘흥정’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헌법 57조는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 예산 각 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야당은 매년 예산안을 대폭 감액하고 이를 ‘증액의 지렛대’로 삼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협상 과정을 감시할 장치가 없다보니 ‘깜깜이 심사’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소소위 심사 과정에서 여야가 충분한 숙의 없이 일부 의원의 지역구 민원성 ‘쪽지 예산’을 수시로 끼워넣는 등의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매년 나오기도 합니다. 

다만 올해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와 거대 야당의 탄핵 공세 등으로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차질이 예상됩니다. 탄핵 정국이 본격화하면서 여야의 물밑 협상마저 중단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예산안 처리 ‘최장 지각’ 기록을 다시 쓰는 것은 물론 ‘준예산 사태’가 현실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한편 2014년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가장 늦게 처리된 예산안은 2023년도 예산안입니다. 당시 여야는 처리 시한을 2022년 12월 2일에서 9일, 다시 15일로 세 차례나 연기한 끝에 24일에야 합의를 이뤘습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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