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전공의들, 계엄 포고령에 길거리로…‘계엄법에 따라 처단한다’ 강력 비난

사직 전공의들, 계엄 포고령에 길거리로…‘계엄법에 따라 처단한다’ 강력 비난

기사승인 2024-12-08 20:42:41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젊은 의사 의료계엄 규탄 집회’에서 사직 전공의를 비롯한 젊은 의사들이 계엄 규탄 및 의료개혁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 선언과 동시에 포고령을 통해 ‘본업에 복귀하지 않은 의료인을 처단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서울대병원 사직 전공의들과 서울의대 학생들이 분노하며 거리로 나섰다.

사직 전공의 등 의사들과 의대생들은 8일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젊은 의사 의료계엄 규탄 집회’에 참석했다. 앞서 올 2월 의정 갈등이 시작된 이후 전공의들이 단독으로 집단행동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집회에는 경찰 추산 500명, 주최 측 추산 6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병준 서울대병원 사직 전공의는 “포고령 제5조는 특정 직역을 대상으로 임의 처단의 의지를 드러냈다”며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직업 선택의 자유를 박탈당하고 언제든지 권력의 변덕에 따라 처단당해 마땅한 직업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는 지난 3일 계엄사령부가 발표한 포고령에 담긴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조항을 비판한 것이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한 전공의는 공개발언을 통해 “윤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반국가 세력으로 국회, 정당, 언론에 이어 의료인을, 의료인을 정적으로 규정했다”며 “‘48시간 내에 복귀하지 않으면 처단한다’ 포고령에 새겨진 이 한마디는 국가 권력을 무기로 우리의 삶을 철저히 파괴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는 단지 우리의 권리를 위해서만이 아닌,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의 의대 교육과 의료를 수호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불법적이고 비민주적인 의료 정책을 전면 백지화함과 동시에, 의료인에게는 계엄령과 다를 바 없는 업무 개시 명령을 철폐하고, 포고령에 전공의를 처단한다는 폭압적인 문구를 넣은 책임자를 모두 강력히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공개발언을 마친 사직 전공의들은 ‘즉흥 개혁 규탄’, ‘의료계엄 반대’, ‘의료농단 주범 처벌’, ‘의료농단 의대모집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피켓을 든 채 대학로 일대를 행진했다.

의대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 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이날 오후 서울 양재동 AT센터 앞에서 시국선언 대회를 열었다.

전의비는 시국 선언서에서 “국민의힘은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망각한 채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을 탄핵하지 않고 비호했다”며 “국민의힘은 내란을 동조한 국회의원으로 역사에 각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란 수괴 윤석열이 벌여 놓은 의대증원, 의료개학 정책들을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며 “의료개악에 끝까지 저항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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