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인파가 도심에 몰리며 트래픽이 급증, 데이터 통신이 일부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오는 14일 열리는 집회에 대비해 통신사도 비상 대응에 나선다.
10일 SKT와 KT,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일대에 무수한 인파가 몰리며 통신3사 모두 해당 지역에서의 트래픽이 급증했다. 이로 인해 일부 이용자들은 전화·문자가 터지지 않거나 인터넷 접속이 어려워지는 등의 통신 지연을 겪었다.
앞서 양대노총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주최한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00만명, 경찰 추산 15만9000명이 참여했다. 이날 서울 국회 앞 정문부터 여의도공원 너머까지 여의도 일대가 집회 참석 시민들로 가득 찼다.
통신3사 모두 이날 집회에 대비, 이동기지국을 설치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집회 주최 측은 전날인 6일 집회 참가 인원을 20만명으로 신고했다. 신고 인원에 맞춰 통신3사도 대비를 했으나,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몰렸다. 집회 현장에서는 집회에 참석한 가족·지인끼리 연락이 닿지 않자 집회 주최 측이 ‘스피커’를 통해 소통 창구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집회에 참석했던 30대 초반 이모(여)씨는 “데이터가 터지지 않아 카카오톡 메시지는 불통 수준이었다”며 “여당 의원들에게 ‘돌아오라’고 문자를 보내려고 했는데도 문자가 보내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같은 날 여의도 일대에서 업무를 본 조모(30·여)씨도 “데이터는 집회가 시작한 오후 3시부터 터지지 않았고, 와이파이 접속도 어려웠다”며 “전화 또한 수발신은 됐지만 서로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등 불편이 컸다”고 말했다.
이날 엑스(옛 트위터) 등 SNS에도 “다리를 건너 여의도에 도착하자마자 카톡이 안 터졌다”, “데이터가 터지지 않아 집회 장소에서 만나기로 한 친구와 볼 수 없었다”, “지도 어플 접속이 안 되니 집회 참가자들은 ‘지하철 이용 가능 시 집 가는 방법’과 ‘지하철 이용 불가 시 집 가는 법’ 등을 미리 캡쳐해 이미지로 저장해야 된다” 등의 글이 게재됐다.
SKT와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모두 14일 집회에서는 이동기지국 추가 개통과 모니터링 등의 준비를 통해 통신 지연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2016년과 2017년 진행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집회와 양상이 달라 대비에 어려운 점도 있다. 당시에는 서울 광화문과 시청 일대에서 집회가 이뤄져 수요 예측이 보다 쉬웠으나, 현재는 여의도 국회 앞과 광화문,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 용산 등에서 일부 인원이 분산돼 집회가 이뤄지고 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집회 당시에는 광화문 인근에 이동기지국 계속 정차시켜 둘 수 있었다”면서 “이동기지국의 숫자는 제한돼 있고 집회가 분산돼 이뤄지다 보니 모든 장소를 다 커버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동기지국은 인파가 몰리기 전에 미리 정차 시켜놔야 하는데 예상한 인원보다 많이 몰리게 되면 추가적인 대응이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