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에 출격한다.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트럼프 2기 출범과 국내 비상계엄 후폭풍 등으로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AI 기술을 필두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13일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등에 따르면 CES 2025는 내년 1월 7∼10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다이브 인'(Dive In)을 주제로 열린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AI가 CES의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참가업체 중 최대인 3천368㎡(약 1천19평) 규모의 부스에 전시관을 마련한다.
개막 하루 전인 내년 1월 6일에는 프레스 콘퍼런스를 연다. 예년처럼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이 기조연설에 나선다.
올해 초 CES에서 '모두를 위한 AI'를 선언한 삼성전자는 이번에 '모두를 위한 AI: 경험과 혁신의 확장'(AI for All: Everyday, Everywhere)을 주제로 AI 홈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TV와 가전, 스마트폰 등에 AI를 접목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안전하고 개인화된 AI 경험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SDS와 삼성디스플레이 등도 별도 전시 공간을 마련한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을 중심으로 통합 부스를 차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조하는 가운데 이번 CES에서는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에너지 솔루션을 결합한 AI 데이터센터 토털 솔루션 등 그룹 AI 전략을 글로벌 무대에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CES 개막에 앞서 '공감지능과 함께 하는 일상의 라이프스굿(Life's Good)'을 주제로 'LG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연다.
조주완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대표 연사로 무대에 올라 공감지능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고객의 다양한 경험과 공간을 연결·확장하며 일상을 변화시키는 미래 청사진을 제시한다.
LG이노텍은 미래 모빌리티를 테마로 전시 부스를 차리고 센싱, 통신, 조명, 제어 기술력 등 미래 모빌리티 부품 41종을 실물로 공개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유일하게 현대모비스가 이번 CES에 참가한다.
현대모비스는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 휴먼 센트릭 인테리어 라이팅 시스템, 뇌파 기반 운전자 부주의 케어 시스템(엠브레인) 등 총 3가지 기술을 소개할 계획이다. 글로벌 고객사를 상대하는 '프라이빗 존'도 연다.
국내 기업들은 CES 2024에 이어 이번에도 'CES 혁신상'을 휩쓸 것으로 전망된다.
CTA가 최근 발표한 CES 혁신상 1차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수상 기업 292곳 중 129곳이 한국 기업이다. 이어 미국(60곳), 중국(16곳), 일본(15곳) 순이었다.
CTA는 매년 CES 개막에 앞서 출품목 가운데 가장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선정해 CES 혁신상을 수여한다. 이번에 삼성전자는 4개의 최고 혁신상을 포함해 총 29개의 혁신상을, LG전자는 3개의 최고 혁신상을 포함해 총 24개의 혁신상을 각각 받았다.
다만 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예년보다 CES 참가 규모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의 경우 올해 CES에서는 SK㈜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 E&S, SK에코플랜트, SKC 등 7개 계열사 통합 전시관을 운영했으나 이번에는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만 참가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실무자 위주로 출장단을 꾸리면서 예년에 비해 20∼30%가량 출장단 규모를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