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카드수수료 인하를 결정했다. 실질적으로 줄어드는 수수료는 가맹점 한 곳당 연간 1만원에서 5만원 수준이다. 소상공인 부담을 덜기엔 역부족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카드사 부담도 크다.
18일 금융위에 따르면 내년(2025년) 2월 14일부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카드 수수료율을 최대 0.1%포인트(p) 인하하는 카드 수수료율 개편안이 확정됐다. 당국은 약 305만개의 영세 및 중소 가맹점과 180만개 PG하위 사업자가 수수료율 인하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한다.
연매출 10억원 이하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0.1%p, 연매출 10~30억원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0.05%p 줄어든다.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연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 모두 0.1%p 감소한다. 영세 및 중소 PG하위사업자도 같은 비율이 적용된다.
금융위 추산에 따르면 연매출 3억원 이하의 영세 가맹점은 이번 수수료율 인하로 연평균 수수료 4만5000원을 아낄 수 있다. 현행 수수료율에서는 연간 평균 18만9000원을 내는데, 약 24%가 줄어드는 셈이다. 영세 가맹점은 230만개로 전체 305만개 카드가맹점의 75% 이상을 차지한다.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 PG하위 사업자는 이번 인하로 연평균 수수료 1만5000원을 줄일 수 있다. 현행 수수료율로는 연평균 6만7000원을 부담해 왔다. 영세 PG하위 사업자는 140만개로 180만개 하위 사업자 중 78%다.
이번 수수료율 개편으로 연매출 3억원 미만 소상공인 7~80%가 평균 1만5000원에서 4만5000원 부담을 덜게 됐다.
다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추가 대안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실장은 “소상공인을 위해 우대수수료를 최소화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카드론을 사용하는 소상공인이 많다. 카드론 금리 인하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도 “(이번 수수료율 인하로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면서 “금년에만 100만명 소상공인이 폐업했다. 대출을 연장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효과에 비해 카드업계가 느끼는 부담도 크다. 익명을 요청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연매출 30억원 이하 사업자는 신용판매 부분에서 이미 적자”라고 말했다. 이미 수익을 뛰어넘은 비용이 더 커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금융위는 이번 인하로 카드업계가 포기하는 연간 수수료 수입을 약 3000억원으로 추산한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지난해 기준 전업카드사 8개 당기순이익은 2조5823억원이었다. 카드사 한 곳의 연간 당기순이익이 평균 3227억원인 셈인데, 이에 버금가는 수입이 줄어드는 것이다.
금융위는 카드업계가 소상공인과 상생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소상공인 등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방안을 마련했다”며 “상생에 협력해주신 카드업계에 감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