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경영인(CEO) 정기보험의 판매 중지 조치에 이어 상품 개선 방안을 내놨다. 환급률을 100% 미만으로 제한해 장기 유지 보너스를 없애고, 계약 대상을 법인으로 한정하는 내용이다.
경영인정기보험은 최고경영자 등 경영진이 갑작스럽게 사망할 상황에 대비해 드는 보장성 보험이다. 법인으로 가입하면 보험료 전액을 비용처리할 수 있어 법인세를 줄일 수 있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원금이 보장된다는 장점 덕분에 인기를 끌었다.
24일 금융감독원은 경영인(CEO) 정기보험 상품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개선방안 발표에 앞서 전날 경영인 정기보험의 판매 중단을 지시하는 감독행정도 내렸다. 금감원은 지난 4월과 10월 경영인 정기보험의 불건전 영업행위를 점검했지만 여전히 문제가 개선되지 않아 추가 조치에 나선 것으로 설명했다.
그동안 일부 보험사는 경영인 정기보험의 판매 수수료를 가입자에게 특별이익으로 제공하거나, 해지 시 원금 손실이 없다면서 경영인 정기보험을 절세 목적의 저축성 상품이라고 소개해 판매했다. 개인과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절세 효과를 볼 수 없는데도 절세가 가능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경영인 정기보험이) CEO의 사망위험을 대비하기 위한 상품 취지에 맞지 않게 차익거래 및 불완전판매를 유발하는 상품구조로 변질됐다”고 밝혔다.
개선 방안은 문제 개선을 위해 계약 유지 보너스를 설계할 수 없도록 했다. 계약자가 경영인 보험을 저축성 보험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전 기간 환급률을 100% 이내로 설계하도록 한 것. 이는 중도 해지하면 원금에 손실이 반드시 발생하는 구조다. 기존에는 1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면 100% 이상의 환급률을 보장하고 유지 보너스를 주는 등 낸 보험료보다 많은 차익이 주어졌다.
개인 및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절세목적 저축상품’이라고 판매되는 불완전판매 예방을 위해 법인으로 상품 가입 자격도 제한했다. 이외에 경영인을 대상으로 한 만큼 근무 가능 기간을 고려해 보험기간을 90세 이하로 축소했다. 지난달 기준 일부 경영인 정기보험의 만기는 95세였다.
보험업계는 이번 조치로 상품의 매력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중간에 해약하더라도 원금을 그대로 받을 수 있는 조건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유지 보너스 등 환급률을 강조하는 행위는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보험업계에 “판매 중지되는 보험상품의 광고나 교육자료를 철저히 점검해 절판마케팅 등 불건전 영업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통제를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