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역성장에 집값 하락하면 대출 연체 가구 2배 증가”

한은 “역성장에 집값 하락하면 대출 연체 가구 2배 증가”

기사승인 2024-12-24 15:44:01
쿠키뉴스 자료사진

경제 역성장과 집값 하락이 겹치면 자영업과 일용직, 고령 등 취약 가구 중심으로 대출 연체 비중이 약 2배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한국은행은 대출 상환 위험을 추정한 금융안정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은은 최근 가계부채의 구조가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자영업‧일용직‧고령 가구일수록 연체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부채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1년 말 56%에서 올해 9월 말 61.9%로 늘어났다. 고정금리대출은 같은 기간 29.4%에서 45.3%까지 그 비중이 커졌다. 분할 상환 방식 대출은 31.8%에서 39.3%로 증가했다. 

약정 만기 30년 초과 주택담보대출은 25.1%에서 41%까지, 60대 이상 고령층 대출은 18.5%에서 20%로 비중이 늘어났다. 하위 20% 저소득자의 담보인정비율(LTV)은 360.3%로 전체 평균 235.1%보다 높았다.

한은은 이같은 가계부채 구조 변화를 고려해 거시경제 충격으로 가계소득이 줄고 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해 대출 상환 위험을 추정했다.

기본 시나리오는 △경제성장률 1.8% △실업률 2.7% △주택가격 전년동기대비 0.9% 상승, 악화 시나리오는 △경제성장률 1.1% △실업률 3.0% △주택가격 전년동기대비 1.7% 하락, 심각 시나리오는 △경제성장률 -0.5% △실업률 3.6% △주택가격 전년동기대비 5.4% 하락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분석 결과 악화‧심각 시나리오에서 전체 대출 가구 중 연체 가구 비중이 2026년 기준 각 4.1%와 5.1%까지 증가했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 당시 3.8%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연체 가구 비중인 2.5%와 비교하면 최대 두 배에 달한다.

한은은 특히 자영업과 일용직, 고령 가구에서 연체 비중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난다고 추정했다. 이어 변동금리‧비은행‧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 보유 가구가 고정금리‧은행‧주택담보대출 보유 가구보다 거시 경제 충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거시경제 충격 시 가계 소득 감소 및 자산가격 하락으로 연체가구가 증가하는 경우 은행 및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자본적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봤다. 심각 시나리오 하에서도 은행, 저축은행, 상호금융의 자본비율이 소폭 하락해 가계 신용손실 발생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아울러 한은은 “최근 비은행권 대출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확대되면 연체가구 비중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된 만큼 이에 대해 관리를 보다 강화해야한다”면서 고령차주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고 가계부채 디레버리징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박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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