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94%는 지금이 대한민국의 위기 상황이라고 인식했다. 전 연령대·전 지역이 무관하게 대체로 위기감을 느낀다고 했으나, 대구·경북과 70대 이상 남성들은 다른 세대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위기 응답 경향을 보였다.
대한민국의 가장 주된 요인으로는 정치권의 갈등이 꼽혔다.
쿠키뉴스가 새해를 맞아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9일~22일 나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대한민국의 위기 판단 여부를 물은 결과 93.7%가 ‘위기’라고 응답했다. ‘매우 위기’는 74.2%, ‘다소 위기’는 19.5%였다.
위기가 아니라는 응답은 한 자릿수인 6.3%를 기록했다. ‘전혀 위기 아님’은 1.5%, ‘별로 위기 아님’은 4.8%로 나타났다.
20대와 진보층의 위기 인식이 전체 대비 높았으며, 60대·70대 이상, 대구·경북, 보수층은 위기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광역지역별 분석 결과, 대구·경북(87.6%)을 제외한 전 지역의 90% 이상이 ‘위기’라고 답했다. 위기라고 응답한 비율은 부산·울산·경남(96.9%)이 가장 높았다. 강원·제주(95.7%), 인천·경기(95.1%), 광주·전라(95.0%), 대전·세종·충청(92.3%), 서울(91.8%) 순을 보였다.
남녀를 구분한 연령별 분석 결과, 20대는 성별 구분 없이 100% ‘위기’라고 답해 가장 높은 위기감 인식을 보였다. 다만 70대 이상은 남녀가 다소 반응이 엇갈렸다. 70대 이상 여성은 95.6%가 위기라고 인식했으나 70대 이상 남성은 85.9%가 위기로 인식해 상대적으로 낮은 위기감 경향을 나타냈다.
같은 조사 대상에게 대한민국 위기의 주된 요인을 물은 결과, ‘정치권의 갈등과 대립’이 압도적인 응답률을 보였다.
위기 요인 3가지를 순서대로 고르라는 한 조사(합산 비율 300%) 결과 △정치권의 갈등과 대립(73.2%)‘을 대한민국 위기의 주된 요인으로 꼽았으며, 이어 △저출생·고령화 인구문제(47.3%) △일자리 부족·수출 어려움 등 경기 불황(41.0%) △양극화 등 경제적 불평등(38.9%) △외교 안보 문제(29.9%) △세대·남녀·의대정원 등 사회 갈등(28.1%)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23.8%) △이상기후 재난 및 환경문제(10.2%) △기타(7.2%) 순으로 집계됐다.
위기 요인 1순위 항목들을 나열했을 때도 ‘정치권의 갈등과 대립(44.0%)’이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일자리 부족·수출 어려움 등 경기 불황(11.4%) △저출생·고령화 인구문제(10.6%) △양극화 등 경제적 불평등(9.3%) △외교 안보 문제(7.6%) △세대·남녀·의대정원 등 사회 갈등(6.3%) △기타(5.1%)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3.9%) △이상기후 재난 및 환경문제(1.8%) 순으로 집계됐다.
조사를 진행한 한길리서치는 해당 조사와 관련해 탄핵 정국의 영향이 크게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길리서치 관계자는 “12·3 계엄과 탄핵정국의 영향으로 현재 우리 사회가 위기라는 인식이 크게 나타났다”며 “‘정치권의 갈등과 대립’이 주된 위기 요인으로 꼽힌 것도 정치권에서 촉발된 일련의 사태가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 문자 발송을 통한 모발일 조사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다. 응답률은 9.3%. 표본추출은 문자 발송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이며, 통계보정은 2024년 1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값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