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SK하이닉스의 엔비디아 고대역폭메모리 공급과 관련해 “SK하이닉스의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의 요구보다 빨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8일(현지시각) 최 회장은 ‘CES 2025’ SK전시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오늘 젠슨 황 CEO를 만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최 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한 뒤 황 CEO를 만났다.
최 회장은 ‘젠슨 황과 고대역폭메모리 공급과 관련해 추가적인 이야기를 했느냐’는 질문에 “실무진이 정한 올해 공급량을 확인하는 정도까지 갔다”며 “그것보다 중요하게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최근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 개발 속도를 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는 하이닉스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 개발 속도보다 뒤처져 있어서 ‘더 빨리 개발해달라’는 요구를 받아왔다”며 “역전 형태가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최 회장은 엔비디아로부터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제품 공급을 6개월 앞당겨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은 또 엔비디아의 피지컬 인공지능(AI) 플랫폼 ‘코스모스’와의 협력과 관련해선 “한국은 제조업이 세고, 젠슨 황도 원하는 게 디지털 트윈을 비롯한 피지컬 인공지능이니 ‘앞으로 같이 하면 좋겠다. 좀 더 논의해보자’는 정도의 이야기를 나눴다”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다는 것은 정해져 있지 않다”고 했다.
최 회장은 황 CEO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그래픽 메모리를 만드는지 몰랐다"고 한 것을 두고 양사를 견제한다는 해석이 나온 것에 대해서는 "대단한 이슈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CEO는 엔비디아가 그냥 AI 컴퍼니,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컴퓨팅을 잘 이해해서 관련 설루션을 가장 효율적으로 찾아서 만들어내는 회사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움직이고 있다"며 "일일이 제품에 들어가는 설루션은 모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최 회장은 또 "황 CEO가 가진 생각과 얘기는 현재 잘 구현되고 있다"며 "훌륭한 설루션을 잘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앞서 SK 부스와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보기도 한 최 회장은 "속칭 피지컬 AI라고 하는 로봇 등 모든 곳에 AI가 들어가기 시작했고 AI가 일상화·상식화된 것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