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지난 주말 비공개로 만나 의대 교육 방안 등을 논의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2026학년도 의과대학 정원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이주호 부총리와 김택우 회장이 지난 18일 비공개로 상견례 차 만남을 가졌다”며 “의료 사태 장기화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도록 노력하자는 데 뜻을 모았고, 의대 교육 마스터플랜에 대해 논의했다”고 21일 밝혔다.
당시 회동은 배석자 없이 이 부총리와 김 회장이 일대일로 대면한 자리였다. 두 사람은 내년도 의대 정원 문제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체적인 숫자는 제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취임한 김 회장은 당선 이후 정부를 향해 ‘올해 의대 교육 마스터플랜’을 제시하라고 거듭 요구한 바 있다.
이 부총리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원점에서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부총리는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가거점국립대학교총장협의회 간담회에서 “의료 인력 수급 전망에 이어 대다수 학생들이 2024년 수업에 참여하지 못한 점과 각 학교 현장의 교육 여건 등을 감안해 제로베이스에서 유연하게 협의할 수 있다”면서 원점 재검토 의사를 재차 밝혔다.
의협은 2026학년도 의대 신입생을 아예 뽑지 않거나 적어도 감원해 의학 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 회장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의대 교육을 어떻게 정상화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실질적 교육이 불가능한 상태로,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은) 감원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더 크다”고 말했다.
의협은 김 회장과 이 부총리의 비공개 회동이 일부 언론에 공개된 것에 대해 불쾌함을 표했다. 의협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비공개로 합의된 만남을 공개해 또다시 신뢰를 훼손하고 상황을 왜곡한 이 부총리에 유감이다”라고 했다. 이어 “이 부총리는 교육에 대한 대책이 없고, 전공의 요구를 수용할 의지도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 의대 교육 정상화 대책부터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