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돌풍으로 개인 이용자들의 다운로드가 급증한 가운데, 일부 주 정부와 기관들이 보안 우려를 이유로 사용 금지 조치를 내리고 있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레그 애벗 주지사(공화당)는 최근 주정부 소유 기기에서 딥시크를 비롯해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훙수’(영문명 레드노트·Rednote), 틱톡의 자매앱 ‘레몬8’ 등의 사용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애벗 주지사는 “텍사스는 중국 공산당이 데이터 수집 AI와 소셜미디어 앱을 통해 우리 주의 중요한 인프라에 침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주정부 기관과 중요 인프라, 지적 재산, 개인정보를 다루는 직원들은 중국 공산당의 악의적인 스파이 활동으로부터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지난달 28일 미 해군이 딥시크 AI 앱에 대해 “모델의 근원과 사용에 관한 잠재적 보안 및 윤리적 우려가 있다”며 전체 해군 장병들에게 이용 금지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미국 하원 또한 의원들과 직원들의 휴대전화, 컴퓨터, 태블릿PC 등에 딥시크를 설치하는 것을 금지했다.
내부 공지에서 미 하원은 “위협 인자들이 악의적 소프트웨어를 배포하고 장치를 감염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이미 딥시크가 악용된다”며 “이러한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모든 하원 발급 기기에서 딥시크 기능을 제한하는 보안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미 기업들도 딥시크 차단에 나섰다. 사이버 보안업체 아르미스는 “수백 개의 기업, 특히 정부와 연관된 기업들이 중국 정부로의 잠재적 데이터 유출 가능성과 개인정보 보호 취약성을 우려하며 직원들의 딥시크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 컨설팅 회사 롱뷰글로벌 선임 정책 분석가 듀워드릭 맥닐은 CNBC에 “중국의 악성 세력이 딥시크에서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정보의 양이 구글 검색으로 수집할 수 있는 양의 20배에 달한다”고 전했다.
맥닐은 개인의 금융 정보나 건강 정보가 유출될 수 있는 등 명백한 위험이 있다며 저명한 사이버 보안 회사들이 이미 딥시크 이용 시 취약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전략기술 프로그램 책임자인 맷 펄은 “딥시크의 자체 개인정보 보호정책은 가치가 없다”며 딥시크 이용자들이 입력하는 모든 정보가 추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딥시크 앱을 통해 악성 소프트웨어(멀웨어)가 기기에 설치돼 대규모 사이버 보안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이론적으로 앱 업데이트 한 번만으로도 멀웨어가 침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펄은 “정부가 틱톡을 금지한 것과 동일한 법적 근거로 딥시크 역시 금지할 수 있다”며 연방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딥시크에 대한 미국 내 규제가 확산하면서 중국 AI 기업에 대한 경계심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